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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뿌리가 없어서 곤란한 일을 많이 겪어.

by 솔이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또 한 주를 땡땡이치고 겨우 겨우 돌아왔습니다.

자꾸 격주로 돌아오게 되는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땅이 마를 새 없이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내리는 비 때문에 골치를 앓았습니다.

일기예보는 저와 삼월이를 놀리듯 낮은 정확도를 보였고, 산책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돈 벌러 간 할아버지와 오빠.

아기를 키우러 간 언니.

삼월이, 할머니, 저만 집에 남아 궂은 날씨에도 그럼에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10월에는 유독 첫째 형부(남편)가 삼월이를 보러 많이 들리게 되었는데요.

삼월이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반가울 때면 꼭 입에 장난감 물고 엉덩이를 대차게 흔들며 끄응 끄응 소리를 내는데 사람들이 떠난 평일이 외로웠던 건지 하나 둘, 집으로 사람들이 모이자 낑낑을 넘어서 거의 한국말을 하더라고요.



삼월이의 마음을 알기에 우리의 주말은 보장하지 않아도 우리 강아지의 주말은 보장해 주자!라고 생각하여 주말에는 강아지 놀이터부터해서 바다로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날씨가 얼마나 짓궂은지 해는 쨍쨍해도 비는 내리는 장난을 치곤 했죠.

다행히 이번 주부터는 날씨도 좋고 하늘도 청명하니 가을로 물드는 나무에 컨디션 최고입니다.


지난 주말에 저는 울산에 간월재를 다녀왔는데요.

강아지들이 주인과 함께 많이 오더라구요.

조만간 꼭 우리 강아지도 데려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씰룩거리며 힘차게 오를 삼월이를 상상하니 벌써 귀엽네요.



이 강아지... 죽은 거 아닙니다.

주말에 양껏 놀고 나면 월요일 아침 산책은 늘 이 상태입니다.

산책에 참여하는 태도가 아주 불량해지죠.


심지어 날씨까지 선선해지면 바닥에 누워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코를 가져다 대고 가을을 온전히 즐깁니다.



누가 주인일까요....

저는 저희 집 상전 강아지가 가을을 즐기는 동안 일어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저도 옆에 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쩝니까... 저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그리고 얼마 전에는 삼월이와 새벽 2시에 짜릿한 일탈을 다녀왔습니다.

비가 너무 예고 없이 내리던 때에 아침에 비가 아주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고 아침산책을 못할까 봐 걱정하며 잠에 들었는데 그날 새벽에 잠시 잠을 깬 뒤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죠.


30분을 뒤척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산책이나 나가자 싶어 데리고 나갔더니.... 저 표정 보세요.

꽃보다 더 활짝 웃습니다...

새벽 산책을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종종 체력이 되면 모시고 나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돌아온 주말에는 반려견 놀이터.

저 날은 삼월이와 같은 골든리트리버를 만났습니다. 생긴 건 조금 달랐지만 나이가 비슷해서 아주 잘 놀았습니다.


여러분,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말씀드릴게요.

삼월이는 항상 강아지 친구를 만나면 똥꼬냄새를 맡고 본인과 비슷한 나이대의 강아지에게만 장난을 건답니다. 어떻게 나이를 아는지 모르겠어요.


삼월이가 어떤 강아지와 마음이 잘 맞아서 논다 싶어 주인에게 나이를 물어보면 꼭 삼월이와 나이가 비슷하더라고요.


반대로, 강아지랑 단 둘만 있음에도 잘 안 논다 싶어 나이를 물어보면 대부분 4세 이상의 고령견이랍니다.



근데 우리 삼월이는 비슷한 나이의 강아지 중에서도 연하견을 더 좋아해요... ㅎ



아 참, 그리고 #반려견순찰대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벌써 등업도 했구요.

하루에 두 번 이상 꼭 나가는데 어플이 가끔 튕기기도 하고 중복 로그인이 안 돼서 저 이외에 다른 사람이 나가면 저장을 못하고.. 등등의 사유로 순찰할 때마다 온전히 저장은 안 되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열심히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와서 조금씩 모은 일상의 조각들을 오늘은 적어봤습니다. 그리고 제목은 #어린왕자 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한 구절을 적어봤습니다.

더 알찬 내용으로 다음 주에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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