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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순찰대 도전기-1

by 솔이


구독자 여러분, 먼저 소리 소문 없이 2주나 연재를 하지 않아 죄송합니다.

핑계를 대자면... 빡빡한 일정의 신혼여행을 소화하고 돌아와서는 시차적응에 삼월이를 케어하느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 노비좌로서 도저히 글을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미리 공지해드리지 않은 점 죄송합니다.


이를 케어하는 건 무슨 상관이냐고 하실 분이 계실 수 있는데요.. 삼월이가 견생 처음으로 과거시험을 보기 때문입니다...



견생 처음으로 받는 과거시험은 서울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었지만 지방에서는 처음 실시하는

반려견 순찰대 시험이었어요....!


신청하라는 하늘의 뜻인지 신청기간 맞춰 홍보글이 제 알고리즘에 떴고,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청을 해버렸다죠.


신청을 하고 나니 몰려오는 걱정들...

금쪽견 삼월이를 모범견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걱정은 태산이지만 앞 서 말씀드린 신혼여행을 다녀와야 했기에 내일 일은 내일 미뤄두고 동유럽으로 향했습니다.


반려견의 나라답게 선진국들은 옷집, 가게, 관광지 그리고 대중교통까지 어디에서나 대형견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거기에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째, 반려견과 함께 일과를 보낸다.

둘째, 리드줄은 항상 짧게 잡고 다닌다.

셋째, 혼낼 땐 엄하게.


한 예시로 어떤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에게 자꾸 짖으니 주인이 우산을 물게 시켜서 못 짖을 수 있도록 하더라고요. 꽤 감명 깊었습니다.


다시 현실에 복귀하여 심사내용을 꼼꼼하게 보고

삼월이가 다듬어져야 할 부분을 고민하고

훈련 방식을 공부했습니다.


사실, 심사를 위해 보는 내용들이 사회와 타협하며 잘 살아가는 강아지들의 큰 특징들 같았어요.

우리 삼월이는 산책할 때 오토바이, 비둘기, 고양이한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

그것을 고치면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답니다.



그래서 우선 실시한 건 바로

리드줄 짧게 잡고 산책하기!

리드줄을 짧게 잡고 걸을 때는 제 옆에 붙어서 집중하며 걸을 수 있도록 했어요.

원래 삼월이는 산책할 때 바닥 냄새를 계속해서 맡으며 걸었었거든요.


리드줄을 짧게 잡으니 냄새 맡는 빈도도 줄고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늘었어요.

대신, 사람이 없는 한적한 풀숲을 꼭 들렀고 거기서는 충분히 냄새를 맡고 삼월이가 리드하는 산책시간을 무조건 제공해 줬답니다.



또 에너자이저 삼월이를 위해 원래도 그랬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오프리시가 가능하고 넓은 공간인 반려견 운동장에서 힘껏 놀아주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낯선 강아지 친구를 만나도 매너 있게 인사하고 노는 방법을 배우고 틈틈이 놀이하는 중

"이리 와" 하면 다가올 수 있는 연습도 했어요.

(사실 이건 아직도 80% 정도의 정확도로 성공하는... 삼월이에게는 굉장히 높은 난도예요)



그리고 가족들끼리 혹은 개인적으로 외출하는 일이 있어도 여유가 되면 삼월이를 최대한 데리고 나가려 노력했답니다.

사실, 어딜 데려나가면 삼월이는 우리를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지만 함께 있는 것 그 자체가 행복으로 느껴지는 거 같아서 할 수 있는 한 삼월이와 함께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지금은 좀 지루해서 돌아다니고 하지만 30분 그 이상도 누워서 저를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생겼어요!


(아래) 언니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사진 같지만 사실 삼월이 앞에는 사료가 가득 찬 밥그릇이 있고

"먹어"라고 말하길 기다리고 있는 사진입니다.


삼월이 밥 먹는 시간에는 틈틈이 기다려 연습을 해주고 있어요.

밥 먹기 전 "기다려!"라고 말하면 제가 방에 들어가서 차키를 가지고 올 때까지도 침을 뚝뚝 흘리며 잘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리고 삼월이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열심히 맞춰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해 줍니다.

지역사회에서 반려견 관련 강연이 열리면 꼭 참여하고 유튜브도 보며 열심히 함께 공부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경주에 설채현선생님이 오신다는 소문을 듣고 뛰어갔는데 꽤 유익했어요.


설채현 선생님이 삼월이보며 예시도 많이 들주셔서 재미있게 들었어요 ㅎㅎ


삼월이의 반려견 순찰대 시험은 사실 28일에 치고 왔는데요! 과연 합격했을까요? 불합격했을까요?

약 3주간 아침과 저녁으로 언니와 삼월이의 피나는 노력이 빛을 발휘했을지 다음 화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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