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3개월이 지났다.
3개월에 한 번씩 나는 전체 검사를 받는다.
내 생명에 대한 생사판정을 받으려면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지
수년을 반복해도 이 두려움은 늘 처음처럼 낯설고 겁이 난다.
비행기 안에서 나는 지난 3개월을 뒤돌아본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몸에 좋은 것은 많이 먹었는지
몸에 안 좋은 것은 덜 먹었는지
운동은 꾸준히 했는지
잠은 규칙적으로 잘 잤는지
무엇을 더 살펴봐야 할까?
생명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심판대 앞에서 나는 무엇을 더 살펴봐야 할까?
촘촘히 돌아보다 보면 결국 내 마음 앞에 서게 된다.
얼마나 애정의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봤는지
얼마나 자주 그들에게 돈과 마음을 나눠줬는지
얼마나 감사하고 기뻐했는지
하나님 앞에 나는 어떻게 살았는지
나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 씀씀이를 생각하며 601번 버스를 탄다.
죽음 앞에서 내 삶을 돌아본다면 이런 마음일까?
그때는 정말 되돌릴 시간이 없지만
나는 되돌릴 수 있어서 이 싸움이 지치지만 감사하다.
그때는 끊어진 길 앞에 서겠지만
지금 나는 나아갈 수 있어서 힘들지만 기쁘다.
다시 고치며 살 수 있어서 두렵지만 힘을 낸다.
처음처럼
새 마음으로 또다시 나아가려 온몸에 힘을 준다.
두려움과 기대를 양손에 부여잡고 병원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