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온몸이 둔하게 아팠다.
근육통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통증의 결이 이상했다.
마치, 몸이 “멈춰”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내는 식탁에 따뜻한 계란찜을 올리며 말했다.
“당신… 얼굴이 너무 안 좋아. 오늘은 좀 쉬면 안 될까?”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녀의 말이 걱정에서 나온 걸 알면서도 입술에서는 자동으로 익숙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괜찮아.”
그 순간, 아내의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 흔들림이 오래 남았다.
학원에 도착하자 송원장이 말했다.
“선생님, 오늘 오후에 기자가 전화한다고 하네요. 해명용도 아니고, 순수 인터뷰래요. 괜찮으시죠?”
나는 순간 당황했다.
“오늘… 말인가요?”
“네. 뭐, 간단한 자리니까 부담 갖지 말아요.”
하지만 그 ‘간단한 자리’가 요즘 내겐 가장 무거운 일이었다.
희쌤이 옆에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선생님… 이런 말 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요즘 선생님 너무 힘들어 보여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 말없이, 잠시.
그리고 입을 열었다.
“요즘 그냥… 내가 나를 놓치고 있는 느낌이에요.”
희쌤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내 어깨에 조용히 손을 올렸다.
수업을 시작했을 때 갑자기 목이 잠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선생님, 물 드세요.” “선생님 괜찮아요?”
교실 안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나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니까. 자, 이어서…”
하지만 문장을 끝내기도 전에 가슴 한가운데가 ‘퍽’ 하고 내려앉았다.
손바닥에 식은땀이 번졌다.
칠판을 바라보는데 글씨가 흐릿하게 겹쳐 보였다. 눈앞이 갑자기 흔들리듯 어두워졌다.
그 순간, 나는 분명히 느꼈다.
“아… 이건 진짜 위험하다.”
수업이 끝나고 빈 교실에 혼자 남았다.
나는 의자에 주저앉은 채 한참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숨이 짧게 끊기고,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내가 진짜로 무너지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정확하게 느낀 순간이었다.
까대기 현장으로 향하는 길. 운전석에 앉은 기팀장이 나를 응시했다.
“쌤… 요즘 쌤 얼굴이, 진짜 사람이 아니라 그림자 같아요.”
그 말이 가슴을 찔렀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 나, 좀 무서워요.”
기팀장은 말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쌤… 이 바닥에서 제일 위험한 게 뭔지 알아요? 자기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는 거예요.”
그의 목소리는 새벽 공기처럼 차갑고, 또 따뜻했다.
차창 너머로 새벽 불빛이 깜빡였다.
그리고 나는 그 불빛 사이에서 아주 작은 결심 하나가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는 더 못 버틴다.”
터지기 직전의 위기는 언제나 조용하게 온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