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편]
발정기도 아닌데 황소가
울타리를 부수고
무밭으로 달려갔어요
황소는 밭 주인을 다치게 하고
땅을 헤집고 무를 뽑고
밭을 황폐화시켰지만
무는 전혀 먹지 않았어요
놀란 마을 사람들은
경운기를 타고 와서
곡괭이로 황소를 때려죽였어요
화가 덜 풀린 사람들은
소고기라도 먹어야겠다고
황소를 해체했어요
황소의 배를 가르니
늙고 욕심 많은 독재자가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었어요
오봉수의 브런치 스토리입니다. 대학 시절에는 문학 동아리에서 시를 공부하였으며, 최근에는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소설[장례식장에서 도루를 하는 남자], 시집<슬퍼도 황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