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 오봉수

[시 1편]

by 소설가 오봉수

전쟁 - 오봉수



발정기도 아닌데 황소가

울타리를 부수고

무밭으로 달려갔어요


황소는 밭 주인을 다치게 하고

땅을 헤집고 무를 뽑고

밭을 황폐화시켰지만

무는 전혀 먹지 않았어요


놀란 마을 사람들은

경운기를 타고 와서

곡괭이로 황소를 때려죽였어요


화가 덜 풀린 사람들은

소고기라도 먹어야겠다고

황소를 해체했어요


황소의 배를 가르니

늙고 욕심 많은 독재자가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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