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2
김혁준은 공수부대를 전역하고 고향인 사천시로 돌아왔다.
광주에서 있었던 끔찍한 기억들은 항상 그를 괴롭혔다. 그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자신이 공수부대 출신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으며, 돈을 벌기 위해 택시 기사로 취업했다.
회식을 할 때도 군대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
동료들은 혁준이 군면제자 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번 날에는 항상 김혁준은 동일한 생각에 빠졌다.
‘군인이기에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시민들에게 총을 쏘았지만, 지옥이 그런 불지옥은 없었다.
사람의 몸에서 그렇게 많은 피가 흘러나올 줄 몰랐다.
내 총에 맞아 피 흘리고 죽은 사람은 적군이 아니라 평범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다.’
혁준은 5.18의 진실을 말하고 싶어도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침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