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

by 문장탐구가


주말을 맞아 집에 가보니, 거실에 못 보던 액자가 걸려 있었다.

엄마는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는 김에, 집구석구석을 청소하셨고,

아빠 작업실에서 신문지로 꽁꽁 싸매진 액자를 발견하셨다고 한다.


급한 성격의 엄마는 신문지를 뜯어보시며 물으셨다.

"민이 아빠, 이 그림은 뭐요?"

"아, 그거 와 뜯었노? 그거 민이 결혼할 때 주려고 그려 놓은 거다."


아빠와의 대화 내용을 엄마에게 듣고

나는 '허허' 하고 멋쩍게 웃었지만, 약간 눈물이 차올라 목이 막혀옴을 느꼈다.


우리 아빠는 소위 말하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다.

30년을 넘게 같이 살면서, 십 분 이상 대화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다녀오겠습니다' , '다녀왔습니다'

인사 두 마디로 대화가 끝난 날들도 많았다.


어쩌면,

저 액자는 아빠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뚝뚝하고 크게만 보이던 아빠라는 존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 되어간다.


멀면서도 가까운 우리 부자.

우리의 사랑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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