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서 케익을 꺼내어 초에 불을 붙인다.
"빨리 눈감고, 소원 빌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껏 진지한 모습으로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인생의 절반만 함께 하게 해 주세요"
"아니 왜~ 들리게 하는데~"
"아, 들려? 마음속으로 했는데 왜 들리지~ 너무 간절했나~"
능글맞은 내 말에, 우리는 깔깔깔 웃는다.
찰나의 순간,
작은 촛불에 서로의 소망이 담긴다.
불빛 안에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의 마음들이 숨 쉰다.
우리는 지그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오늘따라 케익은 유난히 달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