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님과 고모님

by 김모씨

적지 않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을 때 반사적으로 엄마!라고 하며 식당에 이모님은 있으나 고모님은 없는 이유 궁금한 적 없었는지?

알고는 있지만 설명은 잘 못하는 사람으로서 논리 정연하게 늘어놓을 수는 없으나 개인의 이야기들이 조금만 고개를 들어보면 아주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비롯됐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할머니 집에서 살 던 어린 시절부터 꽤 오랫동안 여자 밥상, 남자 밥상이 따로 차려졌으며 이른 아침부터 제사를 준비한 집안의 여자들은 절을 할 수 없었다.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할아버지가 밥상을 엎어도 군말 없이 상을 치우던 할머니는 아빠가 망치를 들고 이층으로 뛰어 올라가도 당장 말리지 않고 여자가 참아야지 대들어서 그런 거라고 믿는 분이니 이런 분위기에서 성장한 우리 아빠의 생각과 행동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른다.


가족 내에서 크고 작던 폭력이 일어났을 때 제3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면 해당 집의 피해자나 아이들에게 트라우마가 생길 일이 점점 줄어들거라 본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이 성장해 소중한 누군가를 배우자로 선택한 후 살아가며 최악의 일을 맞닥뜨리더라도 폭력적으로 대응할 확률이 줄어들지 않을까?


결국 가족의 문제는 모두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고모들은 모든 집안일은커녕 다 먹은 그릇을 싱크대에 넣을 줄도 모르던 할아버지와 아빠의 행동을 싫어했지만 정작 당신들의 아들들에게도 결코 물을 많이 묻히게 하지는 않는다. 나의 주변은 아직까지 아빠보다 엄마와 더 가깝고 엄마 쪽 친척들과 친한 경우가 많다고 체감하는 만큼 남편들도 고모보다는 이모가 그나마 친근해 보인다. 앞으로 놀라거나 두려울 때 아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식당에서 친근하게 고모님~하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가족들을 더 열심히 상대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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