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엄마가 걷던 강둑이 보일 때면 후덥지근하고 축축한 여름밤 공기와 냄새까지 생생할 때가 있다.
지금처럼 엄마와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고 하고 싶지 않아 했던 사춘기 시절, 엄마는 저녁을 먹고 산책을 가자고 종종 권했는데 귀찮아서 매번 거절하다 어느 날 밤 엄마가 혼자 산책을 나간 후 괜히 마음이 불안해져 부랴부랴 옷을 입고 삼색 슬리퍼를 신고 뒤쫓아 달려 나갔던 적이 딱 한번 있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낮은 벤치에 앉아있는 엄마의 옆모습을 봤을 때 얼마나 안심했었는지 눈물이 핑 돌았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휙 떠나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결국 걱정이 현실이 되자 한때 엄마 앞에서 대놓고 원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엄마 아빠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방법이 서툴렀을 뿐 옳은 선택이었으니.
그럼에도 꿈에서 그 강을 보고 난 뒤 눈을 뜨면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는다. 그 여름 내내 엄마와 손잡고 강둑을 따라 걸었다면 엄마는 덜 외로웠을지도 모를 텐데. 그 사실이 참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