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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Feb 29. 2020

예측 가능한 사람도 편안해서 좋지만 기왕이면 빗나가며

첫 번째 생각은 다들 비슷할 테니 두 번째 생각과 친해져 볼까?



창밖에서 언뜻 보고 대충 예상했으나 문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니 여지없이 예상에 들어맞는 인테리어로 무장한 예측 가능한 상점이 있다. 심심함을 느낀다.


메뉴판 속 이미지만 대충 보고도 어느 정도 그 맛이 예상 가능하여 믿고 주문하였는데, 내 믿음이 도대체 뭐라고 그것을 저버리지 않을 작정으로 나의 예상에 정확히 들어맞는 맛을 선사하는 예측 가능한 음식점도 있다. 편안함을 느낀다.


티스토리 블로그나 브런치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필 이미지와 소개 글, 한눈에 들어오는 포스트 몇 개를 대충 훑어보고 '이 작가님은 이런 식의 표현을 즐겨 쓸 거야'라고 속으로 예상한 채 유난히 눈에 걸리는 포스트 하나를 조심스레 클릭했더니 내 예상이 도대체 뭐라고 그것에 보답하겠다는 정성 가득한 마음으로 그(녀)와 잘 어울리는 글을 써서 내게 선물하는 예측 가능한 작가님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예컨대 따뜻한 분위기의 감성적인 사진과 정갈한 제목의 포스트가 인상적인 브런치를 운영하시는 작가님의 포스트에서는 ‘맞습니다만’, ‘그렇습니다만’, ‘아닙니다만’, '괜찮습니다만', '싫습니다만' 등속의 표현이 쉬지 않고 튀어나와 저를 적잖이 당황하게 합니다만?


또 이런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자 배우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어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선생님께서는 그녀의 어떤 포스트를 통해 자신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옷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캡션을 달아 팬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리라 예측해 볼 수 있다.
 



공장 사장님께서 이르케 힘들고 까다로운 디자인 작업은 안하면 안되겠느냐고ㅜㅠㅠ 하지만!!! 제 성화에 못이겨 정말 이번에만 해주시는 거라고…!!!! 헤헤. 정말 어렵게 딱 30장만 만들게 되었어요!!!! 아, 글구 국내 브랜드만 취급하는 공장이어요!!!





어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선생님은 완벽이란 디테일을 볼 줄 아는 능력이고, 디테일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연필보다는 지우개와 친한 사람이라고 했다. 자꾸 더하기보다는 최대한 덜어내며 사는 인생의 지혜를 이야기했던 것이리라. 그리고 나는 위 격언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본다. 그리고 곱씹어 본다. 매력적인 사람이 귀한 이 시대에 기왕이면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차별화란 예측을 벗어날 줄 아는 능력이고, 예측을 벗어날 줄 아는 사람은 첫 번째 생각보다는 두 번째 생각과 친한 사람이다.





[프런트 이미지: 예측 불가능한 춤을 추는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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