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의 스승 '퍼렐' & 패션 디자이너 '요한나 파르브'
국제 디자인 플랫폼 박람회 <디자인 마이애미 2012> 행사장에 참석해 예술과 디자인에 관해 논하던 '퍼렐 윌리엄스',
행사의 Q&A 세션에 불쑥 등장한 게스트 '올드 칸예'는 매우 순진한 얼굴을 하더니 퍼렐에게 막연하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그런 고급 취향을 갖게 되셨나요?"
"대중 음악과 비주얼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어찌 그런 영향을 줄 수 있었나요?"
그러자 퍼렐이 근원적으로 몇 가지를 답했다.
"그저 좋은 사람들과 어울렸고,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덧붙이길,
"우린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건 좀 아니야, 이 색이 좀 더 멋져!'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단순한 미적 감성 그 이상의 기능이 있습니다."
"아트, 디자인, 패션 등 실제 필드에서는 모든 훌륭한 작품들이 무엇보다 먼저 실용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집니다. 이건 제가 배운 최고의 교훈 중 하나죠."
그립고 그립고 그리운 우리의 올드 칸예는 몇 없는 그의 진또배기 스승님인 퍼렐의 대답을 듣더니 바보처럼 웃었다.
한편 에스토니아 출신의 런던 기반 패션 디자이너 '요한나 파르브'는 동명의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며 주로 실용성과 목적성을 염두에 둔 신개념 여성 의복을 디자인한다.
현대적이고 활동적인 도심 속 여성, 구체적으로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며 자유로운 몸 쓰기를 원하는 여성을 위한 기능성 옷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혹 퇴근 후 그럴싸한 약속 장소로 직행하더라도 위화감 없이 어울리고, 기왕이면 빛나기까지 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옷 말이다.
요한나 파르브의 최종적 디자인 목표는 몸을 제대로 보호해 주는 꽤나 우아한 보호복을 만드는 것이다.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기초'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따라서 그녀는 건축적 관점에서의 엔지니어링 마인드로 디자인에 접근한다. 요한나 파르브는 실제로 옷의 목적성에 집중하는 '스톤 아일랜드'와 같은 기능주의 패션 브랜드로부터 최초의 디자인 동기를 얻었다고도 밝혔다.
그녀의 창작 프로세스에는 런던에서 실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여성들을 관찰하는 일, 사이클링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일, 자전거를 즐기는 여성들에게 옷을 입혀보는 과정 등이 포함된다.
그녀는 사이클을 즐기고 좋아하지만,
트렌드의 사이클에는 관심이 없고,
실용과 기능을 우선한다고 말하였다.
요한나 파르브의 생각을 따라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념'의 늪에 빠져 스포츠웨어와 여성복을 대립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남다른 천재는 둘을 교묘하게 섞어 새로운 아름다움을 빚어내는구나,
또 피상적 스타일과 멋만 챙기겠다는 미련함(이 경우, 정작 멋을 부리는 당사자는 그것이 되게 똑똑하고 멋진 선택이라고 여기는데, 물론 그러한 선택도 경우에 따라 정답이 될 수 있다)은 어쨌든 매순간 부단히 몸을 움직이며 살 수밖에 없는 우리의 부지런한 일상에 대한 모욕일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오늘의 결론,
나 같이 의심 많고 호기심 많은 방구석 여포들을 입 다물게 할, 우리 천재들에게 꼭 필요한 필살의 반박 워딩은 아래와 같다.
좀 닥쳐줄래?
다 이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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