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풀, 마틴 로즈 그리고 시네드 고레이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레이브 파티’ 성수기의 핵심 구성 요소를 영리하게 편집해 노골적으로 제시하는 천재 패션 디자이너 ‘Martine Rose(마틴 로즈)’,
만약 하루동안 런던 시장이 된다면 무얼 하고 싶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모두를 위한 24시간 면허증과 젊은이들이 밤에 갈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을 만들겠다고 답하면서 <클럽 문화의 사멸>에 대해 슬퍼했다.
90년대 초반, 레이브 씬을 대표하던 패션 브랜드 ‘Daniel Poole’의 설립자 '다니엘 풀'은 당시 레이브 파티의 고유 바이브를 성별, 종교, 인종 등에 대한 차별 없이 <모두 환영>하는 매력 요소로 설명했고,
따라서 '놀고, 낭비하고, 웃기게 보이는' 옷을 만드는 일에 브랜드 운영의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90년대 후반, 영국 런던의 레이브 파티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한 아티스트 ‘몰리 매킨도(Molly Macindoe)’는 <솔직한 자기표현>과 <자아(ego) 버리기>로부터 비롯한 '틀에 박히지 않은 아름다움'을 언급하며 당시 ‘레이브 파티’의 매력을 회상했다.
이렇듯 시대를 풍미하는 것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존재하며, 그것은 그 가치를 아는 젊은이에 의해 어떻게든 계승된다.
런던의 파티 문화, 특히, 레이브 문화 정서에 깊이 뿌리내리고, 그것의 레퍼런스를 적극 활용하는 런던 출신의 여성 패션 디자이너 ‘시네드 고리(고레이)’,
그녀는 파티에서 춤추고 즐기며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나쁜 X’들을 위한 파티용 의복을 제작한다는 구체적인 방침에 따라, 동명의 신진 패션 브랜드 <Sinead Gorey>를 운영한다.
‘시네드 고리’는 이비자의 나이트클럽 댄서를 꿈꾸던 디자이너의 어린 시절 떡잎이 패션 향으로 트인, 주말마다 클럽에서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그녀의 현재 진행형 취미가 빛나는 덕업일치로 승화한 케이스다.
그래서 강렬한 컬러 웨이와 사이키델릭 프린트, 도발적인 컷-아웃과 라이크라 소재의 활용은 브랜드의 위화감 없는 특징을 이룬다.
그녀는 재밌고 즐거운 패션 디자인, 무엇보다 자신의 작업을 ‘심각하게(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마인드셋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특질들은 <레이브 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의 모습(좋은 면)과 닮아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 수다 떨고, 춤추며, 함께 저항하는, 심지어 그렇게 시끄러운 와중에도 구석에서 쪽잠을 잘 수 있으려면, 그 인생의 모양이 심각하고 진지해서야 썼겠느냔 말이다.
앞서 소개한 90년대 레이브 패션의 대표 브랜드 'Daniel Poole'의 창립자 '다니엘 풀'은 당시의 브랜드 운영 철학 내지는 추구하던 의복의 기능성을 다음과 같이 재밌게 소개했다.
금요일에 입고 나가
화요일에 집에 돌아올 때
분실물이 없도록.
물론, 우스꽝스럽게!
어떤 패션은 라이프스타일을 투명하게 비추고, 그래서 어떤 패션은 잠자코 주인에게 필요한 기능을 따른다.
레이브 파티가 성행하던 당시에 왜 큼직한 포켓이 여러 개 달린 밀리터리 팬츠가 인기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답은 매우 간단하다.
열심히 춤추고 놀다가 집에 돌아갈 때, 분실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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