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많더라도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없어도
이 곳을 떠날 수 없어도
그렇담
단 몇 시간이라도
나를
나를 위해 쓰자
시간에 쫓겨 대충 넘어가던 점심도
혼밥일지라도
먹고 싶은 식당에 앉아 챙겨 먹고
테이크 아웃일지라도
커피 한 잔을 시켜 들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를 떠올려
사고 싶었던 화분 몇 개를 사고
잠시 일과는 뒤로 밀쳐 두고
바로 나의 정원으로 달려가서
하고 싶었던 분갈이 그것부터
떠날 수 없어도
긴 시간이 없을지라도
잠시라도 나를 위해
내가 먹고 싶은 것
내가 마시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나를 위해
그 시간은 오로지 나를 챙겨주자
가끔은
가끔일지라도
그때는 나를 위해
나를 챙겨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