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 번 정도.
아빠가 목욕을 시켜 준다. 아빠가 목욕을 시켜 주고 나면 언니가 드라이기로 털을 말려 주고, 욕실의 뒷정리는 아빠의 몫, 아빠의 뒷정리 뒤 마지막 정리는 엄마가 하기로 했다.
토요일. 따뜻하게 데워진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외출한 언니 대신 털 말리기도 아빠가. 아빠가 뒷정리를 하는 동안 털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엄마와 함께 거실에 있으라고 했다.
사실 그동안 거실은 나에게 금지 구역이었다. 2층에서 나에게 허용된 구역은 욕실까지. 목욕을 마치면 털을 말리고 잠시 거실에 앉아 보았다가 바로 1층으로 내려가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제는 거실에서 덜 말려진 목덜미 부분을 마사지하듯 말리며 앉았다가, 아빠의 뒷정리가 끝난 후에도 그대로 앉아 있었다.
따뜻한 거실에서 목욕뒤 개운하고 나른해진 탓인지 스르르 잠이 들었다.
잠결에 들리는 소리
"푸리는 발도 참 예쁘네"
"푸리 넌 안 예쁜 곳이 없네"
언제나 나를 예쁘다고 해 주시는 아빠의 다정한 목소리.
덕분에 더 편안하고 깊게 잠이 들었나 보다.
꿈속에선 지난 연말에 집에 와서 함께 산책하던 오빠를 다시 만났다. 한 번씩 볼 땐 부끄러워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며칠 같이 보내면서 산책도 하고, 달리기도 신나게 하다 보니, 내 마음의 경계가 완전히 풀렸었다. 날마다 볼 수는 없지만, 이렇게 꿈속에서라도 만날 수 있는 오빠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오빠는 잘 있겠지?'
달콤한 꿈과 함께 거실에서의 한 숨은 언니가 돌아올 때까지 제법 길게 이어졌다.
언니는
"푸리 네가 거실에 있는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와서 봐 줄걸..."
아쉬워하는 언니를 뒤로 하고 나는 나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거실만큼 넓지는 않지만 따뜻한 장판이 꺼지지 않도록 시시때때로 챙겨주는 아늑하고 포근한 나의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