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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Mar 25. 2022

여중생... 27층에서 몸을 던지다. - 도피성 자살

안타까운 여중생 투신 자살 사건

  #1 추락의 충격


“팀장님! 변사입니다.”


오늘 당직도 시체 한구를 또 봐야 하는 모양이다.

2009년 6월 중순 비가 추적추적 오는 오후였다.     

담당 형사, 그리고 과학수사팀 형사들과 함께 현장으로 향했다.


변사 현장은 아파트 출입문 입구...     


수많은 변사 현장을 봐왔던 터라 덤덤하게 아파트 출입문 입구로 향하였는데, 아파트 입구 지붕 쪽에서 충격으로 떨어져 내린 벽돌들 사이로 이상하게도 시체를 덮어 놓은 이불이 두 곳으로 나뉘어 있었다.     


순간, 설마 절단(?)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 현장에 가까이 다가서자...


여기저기 추락의 충격으로 튕겨져 나온 살점들이 있었고, 현관 입구에서 좀 더 떨어진 이불을 젖히자 아니나 다를까, 상반신밖에 없었다. 


아니길 바랬지만, 그랬었다.

추락하면서 현관 지붕 쪽에 허리를 부딪히면서 허리가 분리가 된 것이었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엎어졌던 상반신을 젖히니 앳된 여학생이었다.


통상 추락사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머리가 먼저 떨어지기 때문에 두개골 골절을 비롯하여 머리와 얼굴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그나마 다행인(?) 것이 허리로 충격이 되면서 얼굴에는 손상이 거의 없었다.

    

투신한 곳을 찾기 위하여 아파트 관리원분들과 함께 현장 cc-tv를 확인하였고, 현장답사 결과, 아파트 최상층인 27층 복도에서 빨간 대야를 놓고 이를 딛고 올라가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이 되었다.


하반신을 덮었던 이불을 들추니, 반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나왔다.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이 와 있었고, 그 순간 전화가 오는 것이었다. 여학생의 담임 선생님이었다.


변사자는 중학교 3학년 생으로, 오늘 학교에 나오지 않아 걱정이 되어 선생님께서 전화를 한 것이었다.

놀라시지 않게 상황 설명을 하고, 부모님 연락처를 받아 즉시 경찰서로 와 달라고 했다.     



  #2 사건의 전말


김 양은 부산의 모 중학교 3학년 생이었다.

평소 친구들로부터 인기도 많고,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김 양은 어느 날 동네 마트에서 과자를 훔쳤다가 마트 주인에게 발각되어 파출소로 인계가 되었다.


파출소에서 담임 선생님께 연락을 하여 선생님이 파출소에 오셨고, 선생님께서는 책임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훔친 물건에 대하여 변상을 해주고, 일단 학교로 김 양을 데리고 왔다.


그러나, 이 일이 엄청난 불행의 시작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듯싶다.


선생님으로부터 꾸중과 훈계를 들은 이후, 김 양은 이러한 사실을 친구들이 알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굉장히 불안해했다고 한다. 한창 사춘기 시절에 자신의 이러한 범죄행위를 다른 친구들이 알게 되는 것은 죽음에 비할 만큼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며칠 후 친구들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무작정 상경을 해서 높은 아파트를 찾아다니다 최상층으로 올라가서 몸을 던진 것이다.     


김 양의 아버지께서 급히 상경을 했는데, 담임 선생님과 새엄마께서 같이 오셔서는 김 양의 죽음을 슬퍼했다.

    

상황 설명을 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비참했던 현장을 말로 다 할 수가 없어서, 안치실에서 시신을 보실 때 마음의 각오를 하고 보시라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어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한 도피성 자살>>

불량 청소년의 협박에 못 이겨 학교 가기가 두렵고 학교를 안 가자니 부모의 야단이 두려운 상황, 혹은 나쁜 짓 한 것이 부모에 탄로가 날까 두려운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소위 딜레마 상황에서 문제 해결 방법으로 죽음으로써 도피해버리는 경우이다.

대개 수동적이고 타인과 의사소통이 단절된 청소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hosp.chosun.ac.kr›bbs : 건강백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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