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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다 Oct 25. 2020

25•26. 생리의 시작과 멍청한 다이어트

파채는 빈 속에 먹으면 안 되는걸 저도 모르고 싶었습니다.





























Day 25 & 26


생리가 시작되자마자 든 생각은

'올게 왔구나!'


며칠 전 운동을 하면서

'곧 생리가 시작되면 운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잠깐 생각해봤으나, 내 머릿속 이성과 감성은 

'당연히 쉬어야지!'라는 쪽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막상 생리가 시작되니 몸이 좀 고달프긴 하지만,

공식적인 휴가를 받은 것처럼 마음만은 편안했다.


다만, 생리가 시작되면 마냥 쉴 생각만 했지

뭘 하면서 제대로 쉴지는 생각하지 않은 터라 멍하니 누워만 있으려니 슬슬 좀이 쑤셨다.

(그렇다고 운동을 할 생각은 당연히 없었지만)


이불속에서 한참을 꾸물럭 거리다 사진 정리나 할 요량으로 찍었던 사진들을 뒤적거렸는데,

지금에 비해 너무나도 날씬한 1년 전 모습에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운동을 하면서 분명히 이전보다 군살도 빠지고 라인이 조금씩 달라졌음에도 왜 1년 전보다 훨씬 살이 쪄보이는 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불현듯 무서운 가능성 하나가 생각났다.

'그나마 빠져서 이 정도가 아닐까...'

 

나는 냉동실에서 화석 그 자체가 되어가던 

닭가슴살 하나를 발굴해내 당장이라도 샐러드를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조급함에 발을 동동 굴렀다.


냉장고에 풀 비슷하게 있던 것이라곤 

파채밖에 없었기에 미련 없이 파채를 한가득 꺼냈고,

이건 샐러드나 마찬가지라고 속으로 몇 번이나 자기 최면을 걸었다.




나는 그 많던 파채 샐러드를 빈속에 남김없이 털어 넣었고, 이 일은 올해 한 멍청한 일 중 탑 3 안에 들고도 남는 일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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