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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행복 - 김신지

에세이

by 비빔독서


좋아하는 계절은 그 사람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할 책 <제철 행복>은 지금 맞이한 철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계절별 행복한 연례행사를 소개하는 책이에요. 봄•여름•가을•겨울 인상 깊었던 내용 위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절기


해가 360도로 이동한다면 15도 간격으로 나눠서 구분한 24 절기를 말합니다. 책에서는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절기를 구별하였습니다.




•봄


2월 19일 무렵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되는 시기라 하여 우수라 합니다. 이 시기엔 포항초, 남해초, 섬초같이 섬에서 부친 봄 편지 같은 봄나물이 제철이에요. 통영 도다리쑥국은 바다 건너 섬에서 난 해쑥을 뜯어 만들기에 가장 빠르게 봄을 맛보는 방법입니다.




• 여름


소서는 7월 7일 무렵 작은 더위 속에 장마가 찾아오는 때예요. 담벼락을 타고 능소화가 피는 시기가 소서입니다. 비 오는 날에는 한옥에서 비멍을 하기 좋은데요 창덕궁 성정각의 누각 중 희우루 현판은 공사를 마친 날 가뭄 끝에 비가 내려 정조가 기쁠 희, 비 우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높게 뻗은 희우루 누마루에서 비를 잠시 피해 보는 것도 운치 있을 것 같네요~




• 가을


8월 22일 무렵 처서, 더위가 멈추며 가을이 깊어집니다. 이 시기에는 여름 동안 눅눅해진 책과 옷가지를 꺼내 햇볕에 쬐고 바람에 말리는 일을 합니다. 작가는 '포쇄'를 안 뒤로부터 여름 내 눅눅해진 자신을 말린다는 심정으로 돌아다닌다 합니다. 10월 23일 상강 무렵 서리가 내리고 단풍이 짙어집니다. 단풍부터 낙엽까지 이 가을을 끝까지 쓰겠다는 숙제를 해봅니다. 치약이나 핸드크림을 끝까지 쓰듯이 아까운 마음으로 계절을 사용합니다.




• 겨울


12월 21일 무렵 밤이 가장 길어지는 동지가 옵니다. 긴긴밤에 해가 죽은 것 같지만 이날 이후부터 해가 길어지기 때문에 해의 생일이라고 부릅니다. 검붉은 팥죽은 밤을, 새하얀 새알은 해를 뜻하는 것으로 검은 밤에서 해가 부활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책을 읽으며 절기를 따라 시간을 미리 달려본 것 같았네요. 계절의 숙제가 너무 재밌어서 삼천포로 계속 빠져 아껴 읽었던 책입니다. 인생에서 지금이 늦여름 초가을인지는 모르지만 치약을 끝까지 쓰듯이 지금을 기대하고 행복하고 아낀다면 마지막까지 잘 사용한 인생으로 책거리할 수 있을까 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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