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에 걸린 주간직원
"그 새끼! 또? 신고해야겠다."
새벽 6시 무렵 남편의 격양된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청년복지카드를 쓸 수 있느냐의 문의 전화가 왔을때 였다. 그가 찾았던 주말 대실 손님이 많아 모텔 전체에 요란한 소리들이 가득했다. 그는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입실은 하지 않고 복도를 서성이며 대실 손님들과 함께 호흡했다. 만약의 하나를 위해 오른쪽 귀에 핸드폰을 대는 것도 잊지 않았다. 통화하는 척.
자주 왔다. 그는. 주말마다.
그랬던 그가 패턴을 바꾼 모양이다. 처음엔 대실을 하더니, 후엔 라이더인 척하더니, 이제는 사람이 드문 오후 10시 이후 모텔을 드나든다.
모텔 입구로 들어오면 문 위에 달린 방울소리가 나니까 모텔 지하 노래방으로 연결된 문을 통해 들어온 모양이다.
모텔과 지하 노래방 입구는 두 개인데 안에서 연결이 된 이유는 유흥업소인 노래방(룸살롱?)에서 아가씨와 손님이 불법적 성매매를 몰래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라고 추측해 보자. 아가씨와 손님이 모텔입구로 들어오면 주변 시선이 불편할 테고 그래서 생긴 비밀통로랄까? 그건 그렇고 모텔 입구엔 방울 소리가 난다 쳐도 노래방 입구엔 출입센서가 있어 "띵똥 띵똥" 우렁차게 울리다는 것을 그가 알턱 없었겠지.
새벽에 울린 전화는 지하 노래방 사장으로부터 걸려왔다. "형 그 변태 새끼 뭐야? 왜 노래방으로 들어온당가? 매일 오는디..." 남편은 오늘 밤 또 나타나면 신고를 하겠단다.
주간직원 출근 3일차.
허리가 많이 아픈지 계속 "아이고 허리야."를 반복한다. 동글이(강아지)와 적응도 했건만.
아마 오늘이 마지막 출근 날이 될 듯하다.
광고를 올려야지. <직원 구함>
문어 금어기가 24일부터니까 그전에 낚시라도 한 번 더 가려면.
쉽지 않다. 그래도 재밌다. 사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