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무서운 건 현행범
기동대 출동
봉고차에서 여러 명의 형사로 추정되는 남자들이 내린다. 그들 중 급히 뛰어오는 한 사람이 내게 신분증을 내민다.
인천 **경찰서 강력계 형사 반장?이었다.
그리고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준다.
"이렇게 생긴 사람 봤어요?"
"무슨.. 일이..????"내가 묻자,
"특수살인미수범입니다. 수배되어 추적 중인데요. 순천에서 끊겼어요."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수군댄다. 3일 전 마지막 위치 추적이 여기였다는 식의 대화가 들린다.
도저히 모르겠어서 남편에게 용의자 사진을 보냈다.
"어? 605호 연박 손님 얼굴이다. 뿔테에 여드름 기억난다."
내가 사실을 전달하자 형사들이 급히 6층으로 향한다. 후다다닥... 난 CCTV로 영화 같은 장면을 구경한다. 마치 TV 드라마인 양 나와 전혀 상관없다는 듯.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어간 형사들이 한참 후에 수갑을 채운 남자의 양손 팔짱을 끼고 나온다. 검거완료!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당신 숨어 있어. 그 새끼가 당신 얼굴 보면 보복할 수 있잖아."
ㅋㅋ 이게 뭔 소리야? 시키는 대로 그들이 차에 오르는 모습을 탁자밑에 숨어 CCTV로 확인했다. 봉고차가 점처럼 작아졌다.
수그렸던 몸을 펴고, 605호에 올라가서 범죄자의 흔적을 탐험했다. 별건 없었다. 범인의 불투명한 미래처럼 뿌연 담배연기만이 자욱했다.
그리고 어젯밤,
유도선수 출신인 야간 직원조차 쫄게 만든 사건이 있었으니.
식칼을 든 중국남자(손님)가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 테이블 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던 것.
CCTV상으로는 칼을 든 것이 보이지 않았기에 야간 직원은 복도 통로를 막은 고객을 저지하지 위해 5층으로 향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칼을 들고 있었던 것이다. 유도를 했던 어쨌든 상대는 칼을 든 자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상황이다. 직원은 웃으며 달랬다.
"왜 칼을 들고 계세요? 내려놓으시죠."
다행스럽게 순순히 칼을 내려놓았다. 직원은 들어가라는 말까지는 못 하고 재빨리 내려와 화를 면했다.
별일 아닌 듯 보여도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가 상상이 된다.
차라리 신고를 하시지. 중국인 비하는 아니지만 외국사람이어서 더 낯설고 무서웠을 것이다.
오래 장사를 하다 보니 별의 별일이 다 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