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맘에 드는 직원 구하기는 힘들어

by 서호

직원이 어제부터 갑자기 나오지 않은 것과는 별도로 잡아놓은 스케줄을 강행한다. 주간 직원의 빈자리를 남편과 내가 나누어 근무하므로 오전엔 내가 근무하고 3시부터는 남편에게 터치한다.

오후 3시 48분 기차로 용산행.

오늘 밤은 동생과 보내고, 내일 오전 7시 40분쯤 집에서 강화로 나설 예정이다. 운 좋게 낭만필사(유연작가)님 차량 탑승.

사실 아프다는 직원을 보낸 것이 잔인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어쩔 도리가 없다. 소규모의 가게에서 직원 한 명의 자리는 크다. 업무능력이 뛰어나 대체 가능자가 없다면 병가를 자주 내도 이해하겠지만, 우리 일은 그 정도는 아니므로.


말 나온 김에? 대청소를 하던 날이었다.

이걸 시켜도 저걸 시켜도 힘들어하길래 "좋아. 그럼 넌 객실당 테이블 1개만 닦아. 테이블 아래 다리에 끼워진 테니스공(방바닥에 자국방지 및 소음방지) 머리카락 물티슈로 제거해야 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주문을 했다. 내가 창문, 티브이, 거울, 빗통, 침대아래, 방바닥 물걸레질 다하도록 테이블만 붙들고 있어 가보니 이게 뭐지?

상을 닦을 때 여러분은 어딜 닦는가? 상판을 닦지 않나? 이 친구는 테이블 다리를 닦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걸레가 아닌 작은 물티슈로. 아니 거기까지 닦아서 중고가구매장에 팔기라도 할 건가?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은 내가 고민 끝에 뱉은 말은 "너 참 꼼꼼하구나. 적당히 상판 닦고, 테니스공 아래 머리카락 뭉치들만 제거하면 돼. 진도가 너무 안 나간다." 계속 잔소리를 하게 된다. 나는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고, 내가 몸으로 본보기를 보이는 식인데. 이건 힘들다.

그렇게 대청소를 마친 후 주간 직원의 급격한 건강 악화.. 아파 보여서 계속 20~40분 빨리 보내주게 된 것이다. 연타 두 번 결근에 남편은 결국 아웃~선언. 오늘 새로운 직원이 면접 보러 온다는데 잘 맞는 사람이 왔으면 좋겠네.


이제 가게 생각 그만하고 여행에 집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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