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에세이를 쓰기로 하고 처음 생각했던 회차는 12회 차가 맞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조금 압축된 이야기를 하는 게 낫겠다 로 생각을 마무리 지었다. 하필 나라는 사람이 주인공인지라 평소보다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원래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조금 낯설고 불편하기도 하다. 그래도 한 번은 꺼내야겠다 생각했었다. 에세이를 쓴다는 건 꽤 쑥스러운 일이지만 그냥 소매에 묻은 먼지를 털듯 지난 시간을 털어내고 좀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쓰인 모든 글은 전부 단번에 쓰인 글로 퇴고도 거치지 않은 날것 들로 모았다. 이건 단번에 쓰이지 않은 글들은 모두 삭제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독자분들께 잘 쓴 글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가장 진솔한 날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에세이의 본질이며 지금 나라는 사람이 가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오래전 브런치 앱이 처음 나왔을 때 짧지만 작가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앱을 탈퇴하고 삭제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보니 많은 게 바뀐 것이 보였다. 그래서 처음 몇 회차는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분량조절도 그렇고 모든 게 낯설더라. 하지만 동시에 설레기도 했다.
여전히 내게 글은 꿈 그 자체니까.
여러분들에게 짧지만 감사를 담은 인사를 남기고 싶어 일부로 페이지를 마련했습니다.
저의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가 쉽게 지나쳤거나 또 잃어버렸던 원초적인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우리가 아는 단어이며 이제는 잘 찾아보기 힘든 것들입니다. 저는 그런 모든 단어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꿈꾸는 사람인 것처럼 저의 인생에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반드시 있었고 있어야 하는 또 다른 꿈과 가족의 의미 그리고 우정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희망, 소망 같은 아름다운 단어들이 살아나기를 바랐습니다.
누군가는 저의 이런 바람을 유치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글로 사는 사람으로서 기꺼이 지켜져야 하는 가치들을 품고 싶습니다. 그리고 계속 품을 생각입니다. 어떤 날은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쓰고 또 어떤 날은 저와 같은 어른들을 위해 꿈꾸는 것들을 써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연재하는 동안 함께 교감해 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당분간 저의 에세이는 휴재입니다. 아직 남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지금은 조금 밀어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마 시즌2라는 소제목으로 나오겠지요. 제목은 처음부터 가제였기 때문에 변경되었습니다. 저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의 휴식과 재정비가 끝나면 다시 꺼내오도록 하겠습니다.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여러분과 마주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