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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전의 킥은 건새우

그리고 유방암 진단 후

by 송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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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남은 알배기 썰어서 배추 전을 만들어 볼까 한다.

국 끓이고 애매하게 남은 배추는 이렇게 배추 전 만들면 가족들이 잘 먹어서 참 좋은 메뉴이다.

집에 남은 호박도 있어서 같이 채 썰어 넣어주니 색도 더 예쁜 것 같다.

배추 전의 맛을 좌우하는 건 바로 '건새우'이다.

김장하고 절인 배추 남는 걸로 배추 전 만들어 드신다는 분들도 계시고

절인 배추는 따로 간 안 해도 돼서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겨울에 많이 나오는 봄동으로 배추 전 만들어 먹어도 좋다.

영양사 할 때 봄동 전 제공하면 고객들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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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란 알배기를 깨끗하게 씻어서 잘게 썰어주었다.

썰지 않고 길게 만들어도 좋다.

잘게 썬 배추와 호박채를 넣고 밀가루 많이 넣지 않고 부쳐 본다.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정성스럽게 약불에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노릇한 부침개가 완성된다.

부침개가 별거 아닌 요리 같아도 시간이 꽤 들어간다.

만들 땐 힘들지만 잘 먹는 가족들이 보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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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기예요, 0기." 의자에 앉자마자 유방외과 선생님께서 말하셨다.

그 당시에는 0기라는 건 들어오지도 않고 상피내암이라는 진단명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면서 의사 선생님께서

"큰 병원에서 수술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엔 기술도 좋아서 전 절제를 하지 않아도 되긴 하더라고요.

혹시 전절제를 하더라도 복원 수술 꼭 하셔야 합니다."라고 신신당부하셨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진료실에서 나와 수납창구에서 설명을 들었다.

"암환자로 등록해 드릴게요. 대학병원 결정하시면 필요한 서류 전화로 말씀해 주세요."

믿을 수 없는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유방암 환자로 대학병원 예약해 두었다.

나는 어제와 똑같은데

하루아침에 암 환자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악몽이길 바랐다.


*유방암은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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