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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Jan 17. 2024

겨울방학 간식-엄마표 사라다빵

유방암 진단 그 후 

오늘은 아이 간식으로 사라다빵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시장 안에 있는 빵집에서 파는 사라다빵 말이다. 

이런 사라다빵은 브랜드 빵집 말고 동네빵집엔 꼭 있었다.

예전엔 동네 빵집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거의 다 사라져 버려 아쉽다.

오늘은 사라다빵을 간단하게 만들어 보려고 한다. 

바로 냉동핫도그를 이용해서 말이다.

풀무원에서 나온 뽀득 땡글 핫도그 냉동 핫도그 중에선 이게 가장 취향저격이다.

아이들 간식으로 핫도그만 한 게 없는 것 같다.

케첩 뿌려서도 주고 설탕 발라서도 주고, 우유랑 같이 먹고 가면 내가 다 든든한 느낌이 든다.


핫도그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서 나무꼬지를 빼주고

반으로 갈라준다.

안에 야채를 넣어야 하니깐 반으로 댕강 자르지 않는다.

체다치즈 한 장 넣고 얇게 썬 양배추와 오이를 넣어준다.

마지막으로 케첩과 마요네즈 뿌려주면 완성.


사실 아이가 한입에 먹기는 사이즈가 커서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줬다.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딸에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방학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수술 앞두고 있는 엄마에게 감기 바이러스 옮기지 않으려고 말하지 않아도 

마스크 꼭꼭 쓰고 가는 우리 딸은 천사다.



자고 일어나니 현실이라는 게 더욱 선명해졌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했다. 

"나 암 이래."

"무슨 소리야? 거짓말이지?"

친구도 울고 나도 울었다. 믿기지 않는 사실에 친구도 나도 어안이 벙벙했다. 

나는 무슨 일부터 정리를 해야 할까. 

일단 1월 초에 일본 여행 같이 가기로 한 일행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암이라 여행 같이 못 갈 거 같아요."

"무슨 소리야? 얼른 우리 집으로 와."

언니 집에서 울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야기의 절반은 "생각보다 괜찮을 거야."라는 말이었다.

본인도 2년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했고 지금은 너무 멀쩡하다고 

미리부터 너무 염려하지 말라고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다시 깜깜한 밤이 찾아오면 무서웠다. 

그럴 때 다이어리에 일기를 썼다. 

일기의 맨 마지막은 "난 운이 좋은 사람. 난 반드시 잘 된다."라는 말로 정리했다. 

그러면 왠지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맞아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지. 하며 자기 전에 주문처럼 또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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