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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Aug 18. 2023

사무실 돌아이를 상대하는 방법?

피하지 않고 개소리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방법


혹시 사무실 돌아이를 피하는 데 지치셨나요? 


행복을 주제로 한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 수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직장 생활의 만족도'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에서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내기 때문에 수긍할만한 연구 결과입니다.


그럼 '직장 생활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업무 자유도와 자율성이 낮은 신입 및 저년차 직원의 만족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사무실 돌아이 존재 여부일 것입니다. 특히, 직속 상사가 돌아이라면 행복 수준은 절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돌아이와의 만남은 만성 스트레스를 초래하며 심지어 심장 질환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첫 직장에서 힘든 경험해 봤기에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저한테 미친 듯이 화내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기분 나쁘게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특히, 저를 힘들게 한 것은 '저녁을 먹지 않는 상사'였습니다. 야근하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지만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14년 전의 나) 대리님, 저녁 안 드세요? (현재 시간은 저녁 7시 30분)

(14년 전 상사) 네, 저는 안 먹어요.

(14년 전의 나) ... 네, 알겠습니다.


신입이었던 저한테 저녁 먹고 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눈치가 보여 저녁 먹으러 갈 수 없었습니다. 배고픔을 참으며 2달을 일하고 나니 행복하지 않은 저를 발견했고 고민 끝에 퇴사했습니다. 


저는 14년 전 상사를 한 번도 '돌아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뉴욕 대학의 교수님 테사 웨스트의 연구를 보고 14년 전 저의 상사를 '돌아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돌아이'라는 말을 쓸 때는 정말 이상하고 괴팍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뉴욕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테사 웨스트는 'Office Jerk(사무실 돌아이)'는 완전히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행동하나 주변 동료를 힘들게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무실 돌아이'가 보이는 전형적인 행동은 끼어들기, 겉으로 예의를 갖추지만 은근히 무례한 발언,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는 경향 등이 있습니다. 


사실 어떤 회사를 가도 '돌아이'의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은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들이 다수입니다. 그러나, 어떤 회사를 가도 '돌아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인터넷에 '돌아이 질량 보존의 법칙' 이라는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법칙은 어느 조직이든 일정량의 얌체, 진상, 무능력자, 아첨꾼 등의 일명 돌아이가 존재한다는 법칙입니다.


왜 어떤 회사를 가도 돌아이가 존재하며, 우리는 이들의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지적하지 못하고 참기만 할까요?


1️⃣ 첫 번째 원인은 부정적인 피드백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 문화입니다. 사회·문화적으로 대다수의 한국인은 부정적인 피드백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또한, 한국의 교육 과정에서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법을 배우긴 어렵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건설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참고... 참고... 참다가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두 번째 원인은 지나치게 자신을 탓하는 성향입니다.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관계에서 갈등이 만들어지면 많은 한국인은 타인보다는 자신을 비판합니다. 사회·문화적으로 갈등이 생겼을 때 자기 자신을 탓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더 잘 했더라면... 내가 더 잘 참았더라면... 이런 상황에 처하진 않았을 텐데..."라는 자책을 하기도 합니다.


3️⃣ 세 번째 원인은 더러운 것을 피하려는 성향입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말을 하며 돌아이와 엮이지 않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둡니다. 돌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개선 방향을 찾기보다는 갈등을 회피합니다. 제가 14년 전 돌아이한테 한 마디 하지 못하고 퇴사한 것도 세 번째 원인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어딜 가나 있는 사무실 돌아이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요?


뉴욕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테사 웨스트의 연구는 몇 가지 유용한 조언을 줍니다. 첫 번째는 조언은 갈등을 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더러워서 피하지 말고 돌아이의 어떤 행동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생각해 보고 이에 대해 논의해 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갈등에 대한 논의를 유기적이고 자연스럽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대화를 공식화할 경우, 자연스러운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한 시간 후에 회의실에서 만나 당신의 행동에 대해 논의합시다."라고 하는 것보다 복도에서 걷다가 우연히 마주칠 때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입니다. 편하고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대화하세요. 너무 진지하지 않게 중간에 농담을 하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세 번째 조언은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방법입니다. 그동안 받아왔던 스트레스를 감정적으로 터트리지 말고 돌아이의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논의하라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저를 짜증 나게 하나요?"라고 물어보는 대신 "사무실에서 어떤 행동이 기분을 상하게 하나요?"라고 자연스럽게 대화의 문을 열면서 상대의 생각을 들어보고 피드백을 주면 좋습니다. 


테사 웨스트의 연구는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갈등을 피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고 건설적으로 비판하라.


사회·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는 미국의 연구 결과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직장인이 바로 사용할 수 없는 조언도 있지만 돌아이 때문에 현재 고통받고 있다면 참고해 보세요.


궁국적인 돌아이 대응법은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역량을 키워 돌아이에게 맞서세요.


대다수의 돌아이는 강약-약강입니다. 강자의 앞에서는 을의 처지를 표방하며 약하게 굴거나 설설 기지만, 약자의 앞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도를 전환해서 강하게 나가거나 꼰대질을 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더럽다고 피하지 말고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나만의 대처법을 생각해 보고 연습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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