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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Jul 31. 2023

부국의 길

재벌과 벤처 5/6

Royal Salute Series no.37 종묘제례



2023/7/27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고 자란 우리 세대 사람들은 가난의 무서움을 압니다. 나라 경제가 세계에서 유례없는 성장을 하고 부자 나라가 된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한국 경제가 취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위기가 찾아와 다시 그 가난한 시절로 돌아가게 되지나 않을지 두려워합니다.


경제 위기가 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 경제는 매우 탄탄한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기술 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조선 화학과 같은 전통산업, 방위산업과 콘텐츠 산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은 빠지지 않습니다.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한국의 기업 소유지배구조는 단적으로 다른 나라에 찾아볼 수 없는 재벌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한국 기업이 이처럼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재벌 시스템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재벌에 대한 비판과 문제점 제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이 된 데는 재벌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의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지금까지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새로운 산업과 경쟁 우위로 끊임없이 연결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벤처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척박한 벤처 토양 속에서도 이제는 대기업으로 자란 1세대 벤처의 성장 과정에 기업가의 사관학교로서 재벌은 또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벌의 권력으로 벤처의 싹이 트기도 전에 과실을 뺏아감으로써 벤처의 토양을 황무지로 만드는 사례들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재벌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특유의 산업 구조에서 재벌의 역할이 없는 벤처 산업 생태계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재벌이 자본과 경영 노하우, 판매처를 제공함으로써 많은 아이디어가 세계적인 산업으로 자라는 선순환의 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한국은 부국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경제의 성공은 한국 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이 경탄의 눈으로 지켜보는 일입니다.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생활 시스템이 외국인들에게는 놀랄 정도로 효율적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효율성이 한국 경제의 성공을 가져온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의 미국인 저자도 한국에서 몇 년 일하고 생활하면서 한국의 모든 것을 경탄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를 성공으로 이끈 경쟁과 효율은 한국인을 부유하지만 불행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이것이 경제적 성공을 얻기 위해 한국인이 치르고 있는 대가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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