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벤처 3/5
2021/11/21
아래 사진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Google(Alphabet) 본사 캠퍼스의 풍경입니다. 실리콘밸리에는 이 회사처럼 기술기업으로 시가총액이 조(달러) 단위의 기업과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기업들이 즐비하게 있습니다. 본사를 두지 않더라도 세계 모든 기술기업은 이곳에 주요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기술산업의 세계 수도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세계 최고 기술기업들의 출발점은 예외 없이 지하실이나 차고에서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벤처들입니다. 이들 기업들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하여 트랜지스터에서 디지털, 제3차,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오면서 엄청난 부를 창출했습니다. 미국이 초강대국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군사력이나 천연자원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첨단기술과 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 이처럼 혁신이 계속될 수 있을까요? 혁신은 물론 우수한 인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것인 만큼 실리콘밸리의 성공요인으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첫째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인재들이 원래 이곳 사람들이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를 성공으로 꽃 피우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인재들이 몰려든다는 것입니다.
우수한 인재와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것이 성공적 사업으로 자라나는 데는 그에 적합한 경제적, 제도적, 사회적, 문화적 토양이 필요하며 실리콘밸리의 비옥한 벤처 토양이 전 세계로부터 인재와 아이디어를 끌어들이고 이것 미국의 국력과 국부의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국이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크하여 벤처육성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성공하는 경우가 드문 것은 벤처의 문화적 토양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도는 따라 할 수 있지만 문화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실패를 받아들이는 문화 같은 것입니다. 벤처 성공의 필수 코스는 실패입니다. 많은 실패 가운데 아주 드물게 성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실패를 모르는 성공은 가능하지 않으며 그런 게 있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문화는 실패에 대해 너그럽지 않습니다. 그런 문화적 토양에서는 벤처를 한다는 것은 무모한 짓으로 간주될 것이며 혁신을 위한 노력은 격려는커녕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실패를 하면 낙오자로 취급받게 되고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의 귀중한 자산은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는 실리콘밸리의 비옥한 벤처 토양을 찾아가 버릴 것입니다.
Photo Credit: Wall Street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