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업으로 삼고 긍지와 자부심으로 해오던 일을 누군가가 훨씬 더 능숙하고 멋지게 해낸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불안해집니다. 불쾌해지기까지 합니다. 한때는 스마트폰에서 조용히 우리를 도와주는 착한 존재로 생각했던 AI가 이제는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투자도 하고... 못하는 것 없다고 합니다. 그것도 아주 잘. 도대체 내가 설 자리가 있을 것인가? 인간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요즘 화두가 되는 AI 뉴스를 맘 편히 듣고 있을 사람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느낌도 그렇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AI기술의 발전이 기후변화와 함께 인류 전체가 직면하게 될 가장 큰 위협요인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AI기술의 발전이 감각이나 감정, 창조성과 같이 인간 고유의 영역을 침투해 왔듯이 앞으로 AI가 자기 의지를 갖고 인간을 거역하거나 악의를 가지고 인간을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보다 큰 문제는 악의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용되어 큰 재앙이 초래될 가능성입니다. 그러한 위험은 언제나 있었지만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가능성과 위험은 더욱 커질 뿐입니다.
우리가 가지는 불안감과 재앙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제 AI 기술은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고 빠르게 발전해갈 것입니다.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습니다. 많은 천재들이 경쟁적으로 더 우수한 기술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뿐만 아니라 AI도 스스로를 발전시킬 능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국가도 자국의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AI는 기존의 무기 성능을 월등하게 높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가공할 만한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핵무기의 위력에 비교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핵무기는 누가 공격했는지 알고 보복이라도 할 수 있지만 AI 공격은 공격의 주체를 알 수 조차도 없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AI 기술 경쟁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AI기술의 우위가 경제력의 우위뿐만 아니라 군사력의 우위를 결정하게 됩니다. 중국의 AI 기술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나라는 미국이었습니다. 전문인력도 교육 훈련시키고 반도체도 공급하고, 제대로 기반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중국이 AI 관련특허도 가장 많이 갖고 있으며 미국과 힘을 겨루며 AI 기술을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관건은 반도체인데 미국의 제재 아래 독자적으로 반도체 공급사슬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미국과 중국 간의 AI 기술 경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중 패권 경쟁과 미국의 견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나온 책이라 지금의 상황과는 다르기는 하지만 경쟁의 구조가 크게 달라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