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라는 이름의 전쟁 5/6
2024/3/12
두 나라 사이의 국경선은 당사국 혹은 관련국 간의 합의로 결정됩니다. 분쟁이나 전쟁 끝에 이루어지는 이 합의는 행복한 합의가 아닙니다. 우여곡절 협상 끝에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언젠가는 이 합의를 짓밟아 버리겠다고 속으로 다짐합니다. 협상타결은 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국경선은 언제나 흔들립니다.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경제와 전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경제력은 언제나 전쟁의 동기가 되었고 전쟁 수행 능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어왔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당대에 가장 중요한 자원을 더욱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힘 있는 나라의 통치자는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노예, 식량, 금속, 귀금속, 향신료, 어족자원, 에너지 자원, 심지어 21세기는 데이터까지, 모든 자원은 전쟁과 분쟁의 원인이 되었고 전쟁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군사력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식량을 포함하는 에너지 자원은 언제나 국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이후에는 두 말할 필요 없이 그것은 석유입니다. 20세기 이후의 전쟁은 예외 없이 석유를 위해 싸우고 석유에 의해서 가능한 전쟁입니다. 석유가 아니었으면 세계대전도 국지전도 없었을 것입니다. 러시아에 석유가 없다면 푸틴이 주변국을 침략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도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은 식량을 포함하는 에너지 자원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중국도 이 점을 충분히 알고 있고 모든 정책이 에너지 자원 확보에 맞추어져 있지만 평화시에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일단 전쟁이 일어나고 공급로가 교란되면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생태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차지하기 위해서 종들이 서로 경쟁하듯 나라들도 더 많은 에너지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합니다. 그에 따라 국제 정세의 균형도 깨어지고 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세계 최고의 에너지 전문가인 저자가 미국의 셰일 석유와 가스, 새로운 에너지 기술의 발전을 배경으로 국제 정세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9년 출간된 책인데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마치 예정된 전쟁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