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를 대표하는 이유가 다 있다
하와이 여행객이라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섬, 다른 섬보다 화려하고 관광지가 많아서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드는 섬이 바로 호놀룰루다. 호놀룰루 공항이 인상적인 이유는 주내선의 운행 횟수이다. 서울에서 제주도를 운항하는 비행기들처럼 이곳에서는 호놀룰루에서 하와이의 다른 섬, 또는 호놀룰루에서 미국 본토로 떠나는 비행기가 오르락내리락한다. 누구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오는 곳이지만, 공항의 시작에서부터 치열함이 느껴지기 때문에 살짝 우울함이 밀려올 수도 있다. 마치 일본인들이 프랑스 파리에 대한 환상을 안고 찾아갔다가 공황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걱정은 금물, 그런 기분은 공항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사라진다. 신기하게도 공항만 살벌하고 호놀룰루는 따스하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차 안에서부터 미소를 짓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게, 호놀룰루는 매력이 있다.
호놀룰루는 역시 와이키키
하와이를 생각하면 바로 생각나는 와이키키 해변은 느긋하다. 부랑자가 있어도 그 여유는 여전하다. 서핑을 하는 사람들, 그냥 백사장에 몸을 뉘이고 지글지글 태우는 사람들,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스냅사진을 찍는 신혼부부들, 와이키키 해변에 바로 닿아있는 호텔에서 낭만적인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들, 그냥 걷고 있는 사람들, 정신없이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그저 아름답고 여유로우며 낭만적이다.
우쿨렐레 반주와 함께 하는 하와이 민요가 달콤하게 들려오는 가운데 사람들은 이 여유를 즐기려 한껏 열대 패션을 뽐낸다. 노출이 많은 드레스도, 일상에서는 절대로 입을 수 없는 하와이안 셔츠도, 모두 하나의 풍경으로 어우러져 와이키키를 아름답게 만든다. 이곳에 있으면 모든 근심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와이키키를 그리워하는 거겠지만.
하나우마 베이에 마음을 빼앗기다
호놀룰루에는 정말 할 것들이 많다. 일단 바다가 있으니 물놀이도 할 수 있고, 스노클링도 할 수 있다. 특히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하나우마 베이는 특별하다. 산호초가 파도와 해류를 막아줘서 잔잔한 바다라서 스노클링에 최적화되어있다. 거짓말을 조금 더 보태면 수족관 속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기분이 든다.
첫 하와이 여행 때 하나우마 베이를 가서 너무 즐거웠던 나머지, 그다음 여행 때에는 아예 하나우마 베이만 즐기기 위해 제대로 된 스노클링 장비를 샀다. 그리고 하나우마 베이 근처 에어비앤비에서 묵으며 이틀 내내 스노클링만 했다. 바닷물에 몸이 불어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는데, 특이한 물고기들이 자꾸 물속으로 들어오라 손짓한다. 한두 시간쯤 정신없이 물에 들어갔다가 잠깐 휴식을 취하며 도시락을 먹고, 또다시 바다로 들어간다. 이렇게 신나게 스노클링을 즐겼는데도 지겹지가 않다. 참 신기하다.
할게 너무 많아! 다양한 호놀룰루의 매력
다이아몬드 헤드에 올라가 호놀룰루 전반을 둘러보는 경험도 좋았다. 올라갈 땐 힘들었지만, 역시 풍경은 위에서 봐야 맛이니까. 지글지글 타는 햇빛을 그대로 맞으며 호놀룰루의 풍경을 눈에 담을 때의 기분은... 정말 묘했다. 자연이 풍부한 섬인 줄로만 알았는데 위에서 모습은 여느 도시 못지않다. 하지만 거대한 바다가 옆에 있으니 이 또한 별 것 아닌 존재들이다. 인간이 아무리 자연을 이용한다 한들, 자연의 규모를 뛰어넘을 순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와이키키를 제외하고는 호놀룰루의 해변들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그냥 어슬렁거리면서 해변 탐험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 좋고 그냥 호텔 근처 공원에 가서 누워만 있어도 그저 좋다. 야자수가 한들거리는 모습만 봐도 좋고 초록색과 파란색이 한가득인 풍경만 봐도 마음이 느긋해진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으니 여기 사람들은 낙천적일 수밖에 없구나,라고 절로 생각하게 된다. 거기에 하와이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파인애플을 재배하는 파인애플 농장까지 들르면 완벽하다. 사실, 하와이에서 파인애플이 어떻게 열리는지 처음 알게 되었으니 농장에 간 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거기에 신선한 파인애플이 들어간 아이스크림도 꽤 맛있었고. 누구는 피자에 파인애플을 토핑 하는 건 괴식이라고 여길지는 몰라도, 하와이 파인애플이라면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새콤달콤한 그 노란 과일이 정말 맛있다. 이래서 다들 원산지를 찾아가서 먹나 봅니다.
쇼핑 천국 호놀룰루 룰룰루
자연만 보기에는 심심한 사람들을 달래듯, 쇼핑센터도 다양하다. 다채로운 색의 트롤리를 타고 가다가 쇼핑몰을 만나면 내려서 무작정 쇼핑을 한다. 좀 더 작정하고 쇼핑을 하려면 렌터카를 타고 아웃렛을 가면 된다. 쇼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우리 부부도 신나서 카드를 긁었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아니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맘껏 사야지!라고 흥얼거리며 실컷 질렀다. 하와이에 어울리는 옷도 사고 특산품도 사고, 알록달록한 기념품도 귀여우니까 사게 된다. 이렇게 보면 하와이에서 신났던 이유는 결국 돈을 많이 쓸 수 있어서인가...?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호놀룰루에서의 쇼핑은 무척 즐거웠다. 쇼핑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호놀룰루의 쇼핑센터가 그리워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기분이 좋으면 나도 모르게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하와이 여행을 하면서 언제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식물들을 따라 그려보기도 하고, 느낌대로 그리기도 했다. 그렇게 그린 그림들은 열대의 분위기를 물씬 담은 패턴으로 만들어졌다.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자꾸 떠오르는 하와이의 추억을 그대로 흘려보내기에 너무 아쉬웠다. 맑은 하늘, 바닷속 풍경, 그리고 파인애플... 여행 중간에 작업한 이미지도 마음에 들지만, 추억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들은 추억이 농축되어 만들어져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호놀룰루를 모티브로 진행한 작업들을 보니 여행이 참 즐거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