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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흥디자인 Apr 27. 2020

재능이라는 것에 대하여

누구나 잘하는 것 하나 정도는 있으니까


누구나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노래를 잘 부를 수도 있고, 그림을 잘 그릴 수도 있으며, 수학에서 천부적인 계산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아니면 모두를 휘어잡을 멋진 화술을 가질 수도 있다. 잘하는 것을 찾는 데에 노력과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결국엔 찾을 것이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그 사람의 인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100세 세대, 길고 따분할 수 있는 인생, 그저 먹고 자고 싸는 것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우니까.






초등학교 교사였던 우리 엄마는 세 자매를 키우며 각자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셨다. 덕분의 나는 미술을 공부할 수 있었다. 늘 어리바리했던 나를 제대로 된 인간으로 만들어주셨고, 게다가 잘할 수 있는 것도 빠르게 찾아서 공부할 수 있었으니. 엄마의 선견지명에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미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만 해도 앞이 캄캄해진다.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술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교육받을 수 있는 경우의 수 :

1. 문과 계열을 선택해서 관련 대학에 간다

2.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아예 대학을 못 간다

3. 없음


운 좋게 1번을 선택했다면 (선택의 폭이 1번밖에 없긴 하지만) 미술은 나에게 그냥저냥 취미활동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게 인내심과 끈기밖에 없어서 남들처럼 되려고 무던히 노력해서 직장은 다녔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인생의 만족도는? 글쎄,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적당히 우겨 다니며 늘 불만에 가득 차 있는 사람으로 살아갔겠지. 그래서 다시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그리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조금은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다행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다큐멘터리 '미스 아메리카나'를 봤다.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여가수, 금발 벽안의 모델 뺨치는 몸매, 작사 작곡에 능한 음악 천재... 그저 반짝이는 스타로만 여겼던 그녀의 이야기는 상상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그녀가 실수했던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그다지 애정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를 본 후에는 존중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이 바뀔 정도였으니 말이다. 내가 감동했던 부분은, 천재라고 불리는 아티스트가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칭찬을 퍼붓든 악담을 늘어놓든 간에 상관없이 그녀는 늘 음악을 만들고 자아를 성장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기반성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내가 가진 이 소소한 재능이라는 것에 대해 제대로 노력한 적은 있었나 싶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딱히 재능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매일 눈치를 보느라, 하루를 흘려보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도 달라진다. 그래서 매일 치열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충분히 내 재능에 대해 노력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대답하긴 어렵다.... 좀 더 잘 그리고 싶다. 좀 더 다양하게 나를 표현하고 싶다. 소소하더라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다. 내가 상상한 정도의 목표를 이루기에는 아직 많이 모자라다. 그저 노력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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