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책, 왓칭 2
마음이 답답할 땐, 시야를 넓힌다. (feat. 왓칭 2)
지방에서 대학교를 다닌 저는 여름과 겨울, 방학 시즌이 되면 우울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던 언니와 동생, 사촌 동생을 비롯해서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친인척들이 이야기보따리를 들고 고향으로 돌아왔거든요. 서울로 진학하고 싶었지만 집안의 사정과 부모님의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했던 저의 성적으로 인해서 고향에 있는 교대에 다녀야 했던 저는 늘 괜찮은 척하려 했지만 제 신세가 아주 초라해 보였어요. 시간이 지나 교대라는 특성상 제일 먼저 취직을 하고 안정된 생활을 시작했지만 가보지 못한 미지의 대학생활은 언제나 저에게 아쉬움이자 컴플렉스가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교육청에서 호주에서 영어 심화 연수를 실시한다는 공문을 봤습니다. 많은 인원을 모집한 덕분에, 저도 호주에서 한 달을 지내며 어학연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두근두근하며 홈스테이까지 직접 전철을 타고 집을 찾아가던 일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기도 합니다.
제가 한 달 동안 함께 하던 메이트는 영국 출신의 부모님을 둔 독신 여성이었어요 ^^ 미혼의 두 여성이라 그런지 이야기도 잘 통하고 서로 종종 일상을 이야기하곤 했어요.
어느 날은 이 친구와 함께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지나온 삶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답니다. 저 혼자 가지고 있던 학력 컴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도 했는데요.
여기서 저는 너무도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컴플렉스에 대한 이야기 중 저는 너무도 심각하게
"나는 제주도에 있는 지방대학교를 나온 게 속상해. 내 주변에 친구들이 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간 게 나한테는 컴플렉스야."
라고 말을 하는데 이 분은 호주에 살고 있어서였을까요? 제가 사는 제주나 서울에 대해서 전혀 모르시더라고요. 그리고 서울대와 제주교대의 차이도 크게 인식하지 못했어요. 심지어, ‘서울대’가 어디인지도 모르더라고요.
"거기가 그렇게 좋은 대학교야? 나는 들어본 적도 없어!"
그렇게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던 이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제 오랜 컴플렉스가 무의미해졌습니다. 멀리 호주에 와서 내가 살던 곳과 학교를 떠올리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나? 조금 멀리서 바라보니, 그 모든 게 그렇게 내 삶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더라고요.
이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서 ‘멀리서 바라보기’의 중요성을 깨달은 저는 그 이후로는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를 잊었답니다. 지금의 내 고민이 지구 멀리서 바라보면 사실은 정말 우주의 먼지 같은 느낌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거든요.
그래서일까요?
그 이후로도 여행은 멀리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한 곳에 있다면 저는 하늘을 바라보거나 바다를 보러 가곤 합니다. 눈을 감고 우주를 떠올리기도 하지요. 내가 너무 좁은 시야에서 무엇인가를 바라보지 않게,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길게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나를 데려가는 것이지요.
+그럴 힘마저 잃어버리곤 할 때면, 책을 폅니다. ’ 왓칭 2‘라는 책이 종종 그런 역할을 하곤 합니다. 왓칭 2에서는 ’ 시야를 넓힐수록 마법처럼 이루어진다.'라고 표현하며 멀리서 보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예화나 이야기 중에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마음에 듭니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부정적인 생각은 줄어들고 해결의 여지와 방법이 생긴다는 말이요.
+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저는 마음과 생각의 공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종 꺼내보곤 하는 소중한 책이기도 하지요.
+ 마음의 시야와 공간을 넓혀 봅니다. 그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있어, 행복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