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으나
뜨고 싶지 않습니다.
어둠을 밝히려
전등 스위치를 켜려다 멈춥니다.
어둠 속에
그렇게 한참을 있습니다.
다시 잠을 자는 것은 아닙니다.
어둠 속에 누워 가만히 있을 뿐입니다.
고요 속에
어둠 속에
필이 속에
머무릅니다.
그러고 싶은 아침입니다.
글조차 쓰고 싶지 않습니다.
불도 켜고 싶지 않습니다.
노트북도 열고 싶지 않습니다.
폰도 들여다 보기가 싫습니다.
정확하게는
카톡 단톡방에 들어가기가 싫습니다.
그곳에 가면
아침을 시작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의 고요가
깨질 것만 같습니다.
세상의 고요를 찾아갑니다.
이른 아침의 고요를 맞이합니다.
비온 후 하늘이 고요합니다.
비온 후 꽃들이 고요합니다.
비온 후 새들이 고요합니다.
비온 후 필이 마음이 고요합니다.
조용히
고요 속에 머물다 돌아옵니다.
운명일까요?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엽니다.
그 순간
잠시 정전!
불은 금세 다시 돌아옵니다.
하지만
와이파이가 되지 않습니다.
조금 기다립니다.
그래도 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잘되었다 생각합니다.
조용히 글이나 쓰자 합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필이는 안절부절이 됩니다.
참 이상합니다.
와이파이 그거 잠깐 안된다고
사람이 이렇게 됩니까?
필이는
핸드폰 와이파이를 몇 번이나
껐다 켰다 하면서
와이파이를 잡으려 합니다.
노트북 와이파이 마저
안되는 걸 확인한 필이는
공유기 스위치를 모두 껐다가 다시 켭니다.
몇 번쯤 그랬을까요?
결국 필이는
고객센터로 전화를 합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전화 연결이 더 더딘 듯합니다.
겨우 연결이 되고
이야기합니다.
정전으로 이 일대가
통신장애 상태라고 합니다.
그걸
필이 전화로 확인했다고 합니다.
빨리
사고팀에 전달을 하겠다고 합니다.
필이가 아침부터
좋은 일을 합니다.
그렇게
몇 시간쯤 있었을까요?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아예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습니다.
그리고
오늘 해야 할 퇴고를 합니다.
고요 속에 머무니
집중이 됩니다.
평소
뭔가 확인한다고 폰을 들었다가는
그 길로 단톡방 확인하고
그러다가 인스타 확인하고
그러다가 또 다른 것하고
그러면 시간이 훌쩍 지납니다.
처음에 무엇 때문에 폰을 쥐었던가
생각하다
다시 처음부터 되풀이합니다.
하아~~
필이의 집중력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연일까요?
아침에 눈을 떴으되
뜨고 싶지 않습니다.
아침에 깨어났으되
깨고 싶지 않습니다.
고요속에 있기를 바랍니다.
와이파이가 고장나며
자연스럽게 폰을 내려놓습니다.
소리를 꺼놓습니다.
드디어
고요가 찾아옵니다.
이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억지로 시작한 고요이지만
고요 속에 보낸 하루가
의미 있습니다.
완전 고요는 아닙니다.
중간중간
폰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고요 속에
며칠을 살 수 있을까요?
오늘의
잠깐이기에 가능했을까요?
손에서 폰을 놓고
고요 속에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고요를 느낄 수 있었던
하루입니다.
오필리아처럼~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