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늘 공기부터 다르다. 항공권을 결제한 날부터 마음은 이미 낯선 골목을 걷고 있었고 지도 속 도시들의 이름은 하나의 시처럼 가슴에 새겨졌다. 로마, 아말피, 포지타노, 카프리, 피렌체, 그리고 토스카나. 그 낯설고도 익숙한 이름들은 오래도록 꿈꾸던 장면들을 현실로 이끌어냈다.
이탈리아는 오래전부터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그러던 중 TV 프로그램으로 만난 이탈리아에 완전 매료 되었다. 예술과 역사, 바다와 언덕, 햇살과 바람, 그리고 음식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얽힌 나라. 그곳을 직접 걷고 보고 맛보며 하루하루를 새기고 싶었다. 일상에 지친 나에게 이 여행은 스스로를 회복하는 여정이기도 했다.
출발을 앞두고 나는 작은 노트를 하나 준비했다. 여행지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고 꼭 보고 싶은 장소와 맛보고 싶은 음식과 머무르고 싶은 풍경을 떠올렸다. 낯선 곳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기를 바랐다. 펜을 챙기는 손끝에도 설렘이 묻어났다.
비행기 티켓 한 장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일상은 여전히 반복되지만 그 틈을 비집고 나선 이 여행은 내 안에 새로운 감각과 기억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안녕, 이탈리아.” 마음속에서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