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란말이를 엄청 좋아한다.
아빠는 계란말이에 대파랑 양파를 넣어주고 빠싹 익혀서 나에게 주었다.
엄마는 계란말이에 대파만 넣어주고 2/3만 익혀서 나에게 주었다.
고모는 계란말이에 대파랑 양파랑 당근을 넣어주고 두툼하게 더 두툼하게 말아서 나에게 주었다.
계란말이는 케찹을 찍어 먹는게 더 손해야
아무것도 찍지 않은 채로 우왕 하고 먹어버린다
계란을 삶아줄 수도 있고
계란을 탁 하고 풀어서 몇십초 안에 후라이를 해줄 수도 있고
계란을 대충 막 비벼서 스크램블처럼 해줄 수도 있었을텐데
굳이굳이 계란을 풀고 야채를 넣고
민감한 계란을 온도에 맞춰서
찢어지지 않게 둘둘둘둘 말아주는 것
나는 그 사랑을 이제야 온전히 느낀다.
나는 계란말이에 담긴 그 사랑을 엄청 좋아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