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정말 수학을 못할까?
미국에 유학 온 대부분의 한국, 중국 학생들이 미국 현지 학생들보다 수학을 잘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어릴 적부터 계산기의 사용 없이 사칙 연산을 연습하고 구구단 암기를 했기 때문인데, 보통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현지 고등학생들이 두 자리 숫자의 곱셉을 하지 못하고 헤매는 걸 보면 정말 이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에 대해 한번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 수학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나도 한 번 해 볼만하겠구나라고 희망을 갖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미국에는 Commom Core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한국 말로는 교과 개정안이라도 생각하면 쉽겠다. 미국의 각 분야 교육 전문가들이 학생의 연령대에 맞춰서 짜 놓은 커리큘럼인 셈이다. 이 커리큘럼의 수준 또한 어떤 district이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은 계산기 사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계산기의 사용이 급증하게 되는데 그것은 미국의 수학 시험 문제는 단순 연산보다는 실생활과 접목된 실용적인 Word Problem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1학년 Algebra부터
TI 84(한국의 공학 계산기)가 클래스 준비물 중에 하나가 된다. 이 계산기는 고등학교의 모든 클래스와 모든 시험에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Natioanl Standardized Test인 ACT와 SAT에서도 사용된다.
나의 경우 한국 교과 과정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손으로 푸는 풀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 교사들은 손으로 푸는 문제 풀이보다는 머리로 풀이 과정을 생각한 뒤 테크닉적인 연산은 계산기를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여 나는 이 둘 모두를 나의 커리큘럼에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시험을 Non-Calculator Section과 Calculator Section으로 나눈다. Non-Calculator Section의 경우 학생들은 문제 풀이 과정을 답안지에 적어야 하는데 답뿐만이 아닌 풀이 과정도 채점의 한 부분이 된다. 학생의 단순 계산 실수를 했을 경우,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옳은 풀이 과정에 대한 부분 점수를 받을 수 있다. Calculator Section의 경우 풀이 과정이 아닌 정답만이 점수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