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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Aug 16. 2022

잠 못 드는 밤



  

  오래도록 불면증에 시달려온 나는 잠이 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봤다. 그러다가 한동안 이게 웬일이야 싶은 정도로 잘 자기도 하는데, 요즘은 다시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자는 것 같다. 깊게 잠들지 못한 밤을 고스란히 보내고, 다음날 온종일 멍한 상태로 있다가 밤 12시쯤 쓰러지듯 잠이 들고, 다음 날은 또 못 자는 식으로.

  어젯밤에도 여지없이 뒤척이다가 무엇이 두려워서 다가오는 잠을 매번 물리치는지 생각했고, 마음을 편히 가지려고 좋은 생각을 떠올리려 노력했지만, 상상력 부족으로 ①, ②, ③의 반…… 정도에서 속절없이 막혀버리자 슬슬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이러면 안 되지. 마음을 다잡고 호흡을 가다듬다 보니 며칠 전 유튜브에서 ‘5분 안에 꿀잠 드는 호흡법’을 봤던 게 떠올랐다.      


  1) 똑바로 누워 눈을 감는다. 

  (모든 걸 위로 향해 연 자세 : 팔을 벌리고 손바닥은 위로 향하고, 다리는 개구리처럼 벌려야 하는데 영 불편해서 그냥 편하게 내렸다.)     


  2) 느리게 호흡한다. 

   ……

   ……

  크게 기대는 안 했는데 얼마 안 가 복작복작한 머릿속으로 잠의 강물이 스며들었다. 

  어라, 잠이 드…… z z z z z     


  “아, 시끄러워!”

  옆에서 남편이 잠꼬대인지 진심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며 파닥거렸다. 그 말끝에 내 코 고는 소리가 나의 귓속을 파고들었고, 화들짝 놀란 나는 겨우 넘어갔던 잠의 문턱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텄다.      


  이래서 각방 쓰는 건가. 

  곧 새가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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