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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투 Dec 25. 2023

사계

당신은 바라만봐도 완벽한 풍경이거늘

봄에도 더위를 많이 타더니,

여름에는 얼마나 더워할까 궁금했고

앞선 두 계절 비슷한 옷만 입으니

만물이 옷을 갈아입는 가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궁금했고

겨울에는 하얀 눈을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다.


살아있는 것을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그냥, 돌아가는 계절들 속에

신이 축복하는 그 사계절 속에

너무나 사랑스럽게 숨쉬고 말하고

걷고 자고 먹고 웃는, 그런 살아있는 상태.

온전히 사랑스러운 한 생명체를 지켜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테니,

그저 살아 숨쉬어 주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기한 경험이었지.

한 생명체가 그저 살아있는 것만을

그저 바라만봐도 벅차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계절 따위는 상관없었을지도 몰라.

그냥 다양하게, 다채롭게 살아가고 행복해하는

그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야.

바라만봐도 행복하고 내겐 너무 과분한-.


아,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숭고한 존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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