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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현 Feb 04. 2024

아버지가 돌아왔다.

 정확히 돌아왔다 표현해야 할까 아마 반년 좀 넘게 지난 시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고 광주로 왔다는 전화를 했다.


 얼굴 한번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그냥 얼굴을 보러 나름대로 번화가를 방문했다.

 

 당시 무한리필 초밥집을 방문했었는데 자세한 대화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초밥을 먹으며 아버지가 하는 말은 정확하게 기억한다 승현아 네? 밥 먹지 말고 생선만 먹어, 나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할 말이 없어 조용히 그를 지켜봤다 저게 삶의 지혜인 것처럼 나에게 알려주려는 모습이 혐오스럽다 보기보다는 정말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비사회적인 행위에서 자신의 이득을 얻으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사회적 매너를 내가 아버지에게 가르쳐야 했을까? 그걸 할 줄 알아도 안 하는 이유는 사회적 통념이고 나쁜 짓이다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그저 그 말을 하는 시간조차 나의 기력조차 아까웠다.


 분명 기억한다. 어렸을 때 물건을 공부를 안 해서 몽둥이로 맞았던 기억 속에 있던 무척이나 강해 보이는 아버지는 그저 배우지 못한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소위말하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꼰대 적인 늙은이로 보이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때였던 것 같다, 담배를 피우며 담배가 너무나도 썼다. 아버지라는 사람이 비싼 음식을 사주거나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저런 행위를 하라 한다고? 밉다기보다는 웃음이 낫다 아버지가 떠나기 전 논문을 쓰며 노력해 봤던 경험이 없다면 아마 그때도 어버버 하면서 시키는 대로 했을 거다 아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삶을 사유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과 성장에 대한 고민은 나 자신을 다르게 만들었다. 어떤 행동이 옳은 건가 내행동은 도덕적으로 맞는 건가 더나은선택은 무엇인가 이런 하나하나 발전의 시간이 쌓이면서 나는 다른 사람이 되고 있고 저 사람보다 성장했다는 게 참으로 씁쓸했다.


 어느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나에게 연락해 아버지를 용서하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어질 사건으로 나는 그를 다시는 용서하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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