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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한걸 Oct 23. 2024

왜 꼭 쓸모있는 존재가 되어야하나?

인정욕구라는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유.


어릴 적부터 나는 유용한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부모님께 훌륭하고 능력 있는 딸로 인정받기 위해, 학교와 사회에서도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일까? 갑자기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열심히 노력하고 잘해야 한다는 집착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 소리는 어디에서 들린 것일까? 

모르는 사이에 나는 인정을 갈망하는 욕망에 중독되어 있었다.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인정을 원했는가? 내가 원하는 것은 인정보다 사랑이라는 것을. 나는 유용하고 인정받을 만한 존재가 되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이 '유용해야 한다'는 마음은 암 수술 후 많이 사라졌다. 내가 유용할수록 결국에는 나무가 목재로 잘리듯이 나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 쓸모없는 인간이라면 결국에는 경쟁에서 지고,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쓸모없는 삶을 살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라 살지 말라는 것이다.이 말은 내 스스로에게 하는 말과도 같다.


물론, 일을 할 때 서비스 직종에서는 타인에게 맞추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내가 내 본질을 깨닫고 변하지 않는 한, 결국 나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생존할 수 있다.


어느 날, 장자는 숲을 거닐다가 이상하게 큰 나무를 발견했다. 이 나무는 일반적인 나무들과 달리 기형적이고 불규칙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줄기는 굵고 비대하며, 잎사귀는 무성하지만 형태는 각져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나무를 보며 의아해했다. 사람들은 그 나무를 보고 불평하며 말했다. "이 나무는 쓸모가 없으니 베어야 한다." 그들은 나무의 기형적인 외형과 쓸모없음을 근거로 들며, 이 나무는 다른 유용한 나무처럼 활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장자는 그 나무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왜 이 나무가 이렇게 커다란 존재로 살아남았는지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은 나무의 외형과 쓸모를 기준으로 평가했지만, 장자는 그 평가에 의문을 품었다.


장자는 이 나무가 쓸모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이 나무가 가치 있는 자원으로 여겨졌다면, 사람들은 이 나무를 베어내어 가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며, 세상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 나무를 통해 나는 자연의 본질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쓸모없음이 때로는 생존의 지혜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외부의 평가와 기준에 휘둘리며 자신의 가치를 잃기도 하고, 그 결과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자유와 평온을 가져다 준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쓸모없는 삶이 아닌, 오히려 나만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살자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목의 기운이 강한 나라이다. 즉, 대부분 성장을 위해 열심히 달리며 목생화 기운이 강해 화려함을 꿈꾼다. 그렇기 때문에 화의 기운을 발산하는 연예계가 성장하며 스타들을 응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않을까 싶다. 연예인 중에서도 너무 화려하고 쓸모있는 존재는 대부분 악플러와 인기 사이에서 힘들어하며 사라지는 현상을 많이 본다. 결국, 우리는 무조건 유용한 존재가 되기보다는 나의 본질을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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