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작은 쉼터 01화

두려움

우리는 두려움과 산다

by 오케야

누구나 마음속에 두려움이 하나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동물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는 특정한 단어가 두려울 수도 있다. 이렇듯 사람들마다 두려운 것이 다르기에 나로 예시를 들자면, 나는 무엇보다 상황이 두렵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나’가 깨져 사람들에게 ‘진짜 나’가 드러나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인지 매사 적극적이지 못하고 ‘이상적인 나‘가 그대로 남을 수 있게 하였다.


흔히들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을 물어보면 “두려움을 직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 그걸 할 수 있었다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저런 말은 ’ 진정한 두려움‘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이 어디선가 지나가며 들은 말로 위로를 건넬 때 쓰는 위선이라고 여겨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계속해서 자기 합리화를 하며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쳤던 것이다.

내가 ‘이상적인 나’를 부순 것은 간단한 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브런치 스토리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도전을 시작해 보기로 하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을 올리는 것도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했다. 나는 내 글이 비판받을까 두려웠고, ‘나는 글쓰기를 잘한다.‘ 또는 ’ 작가는 금방 될 수 있다.‘라고 여겨왔던 행복한 상상이 깨질까 봐 무서웠다. 막상 쓴 글을 ‘작가 도전하기’에 글을 올려보니, 지금까지 도망쳤던 내가 우습게 느껴졌다.


기다리는 동안 계속 긴장이 되어 메일을 한 시간마다 확인을 했었고,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문구를 보고 낙담도 하였다. 하지만 도전하는 과정에서 두려움과 마주했던 이유였을까? 신기하게도 ‘봐, 역시 안되잖아.’라는 생각 대신 ‘내가 봐도 못 쓰긴 했다. 저러니까 당연히 떨어지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 생각 덕인지, 지금 나는 다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혹시라도 나처럼 남들이 ‘이상적인 나’를 치켜세울 때, ‘진짜 나’의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오는 이가 있다면, 진심 어린 말을 건네고 싶다. 그냥 눈 한 번 딱 감고, ‘설마 죽기야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두려움에 갇혀있지 말고, 잠시라도 좋으니 ‘진짜 나’를 마주해 보아라. 생각보다 그 모습이 괜찮을지도 모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