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나에게로

by 옆길

주말 동안 회사 사람들과 함께 후지산을 다녀왔다.

사실 누가 가자고 하지 않았다면 선뜻 나서지 못했을 여행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후지산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더운 날씨에도 산 정상엔 눈이 녹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그런 후지산을, 그 풍경을, 함께한 사람들의 눈빛을, 일본 오마카세에서 100만 원이 찍힌 영수증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던 우리 넷의 얼굴까지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돌아오자마자 밀린 업무를 마무리했고 일요일에도 다음 주를 준비하며 바쁘게 보냈다.

계속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예상보다 상황이 좋지 않거나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할까 생각해봤다.


나는 스트레스를 그냥 흘려보내는 편이다.

매일 울 정도로 힘들었던 순간조차 시간이 지나면 왜 울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처럼 3분만 지나도 머리는 다른 생각들로 채워지고 감정은 저절로 가라앉는다.


나는 단순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사소한 감정의 진폭에도 크게 반응할 만큼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 스트레스를 오래 품고 있지 않으려 한다.


요즘 내가 찾아낸 스트레스 해소법이 하나 있다.

바로 머릿속으로 그 상황을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상상이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넣기만 해도 금세 마음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곧 깨닫는다.

‘내가 대체 왜 그 일로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스트레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고 살아가는 무게다 그럴 때마다 주저앉고, 무너지고, 울 수만은 없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 문이 딱 열리는 순간처럼, 소소한 기쁨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다 보면 지금의 이 고민도 일주일 후엔 잊혀질 거란 걸 깨닫게 된다.


물론, 어떤 스트레스는 몇 달 동안 지워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그냥 받아들이고 감정에 충실해진다.

울고, 우울해하고, 지치고, 삶이 싫어지는 순간을 통과한 후 다시 일어나면 된다.


버티는 힘, 나에겐 ‘두 다리’가 있다. 그 두 다리가 내 멘탈을 지탱해줄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나에게 스트레스란 그저 지나가는 계절이거나 잠시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다.

그리고 어쩌면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좋은 수단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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