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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Aug 04. 2022

해금을 사줘야 할까?

자신만의 해금을 원하는 아이

초 5학년 막내가 해금을 배우고 있다. 피아노 학원에서 특기수업으로 몇 명만 골라서 해금을 가르쳐주신다. 아이는 음악을 좋아하고 다양한 악기에 취미가 있어서 바이올린을 3년 가까이 배웠고 피아노 학원에서 다재다능한 선생님 덕에 특기수업으로 몇 년간 기타와 드림도 배우고 있다.


바이올린은 큰 아이가 원해서 저렴한 것으로 사주었고 나중에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면서 자신이 모은 세뱃돈으로 고급은 아니지만 괜찮은 바이올린을 장만했다. 바이올린은 막내도 배우고 있어서 물려줄 수 있기도 해서 그나마 큰 고민은 없었다.


막내가 바이올린을 배웠던 경력 때문인지 해금 실력이 늘어 9월에 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함께 나갈 친구들은 최근에 해금을 개인적으로 구입하였다고 들었다.


딸이 묻는다.


"엄마. 나도 해금 내 꺼가 있었으면 좋겠어. 애들은 다 엄마들이 사줬대. 자신만의 해금을 들고 다니면서 집에서도 연습을 하나 봐. 나도 그러고 싶어."


해금 가격을 알아보니 괜찮은 것은 너무 비쌌다. 아이가 전공을 할 것도 아니지만 소리가 이상한 형편없는 해금을 살 수도 없고...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두 가지 생각이 든다.


1. 해금을 얼마나 배우게 될까? 아이도 중학생이 되면 피아노 학원도 그만두게 될 텐데.. 내가 가르쳐 줄 수도 없고... 나중에 자리만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


2. 좀 비싸다. 우린 애도 셋인데 부담된다.


그러다가 아는 선생님께 의견을 물었다.


선생님은 아이가 정말 원하면 돈 생각하지 마시고 아이에게 좋은 것을 사주라고 하신다.


피아노 학원 선생님은 아이들은 따로 중고로 구입을 하였는데 **는 그냥 대여한 것 있으니 꼭 구입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하신다.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구입하시라고 말할 수도 없으실 테고...


아이가 셋이어도 사실...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고 부모 마음에는 아이가 원하면 해주고 싶다.


오늘 다시 중고가를 찾아본다. 내가 해금을 잘 모르니 중고로 구입하는 것도 자신은 없다.

매장을 가봐야 하나...


아이와 관련된 것들은... 하나하나 고민이 된다.
무엇이 아이를 위한 것일까? 무엇이 맞나?


메이커 옷을 사달라 조르는 것도 아니고... 배우고 싶어서 사달라고 하는 건데 사주는 게 맞지 않을까?



고민 끝에 보급형 취미용 해금을 주문했다. 아이가 반은 자기 용돈 모은 걸로 내겠다고 한다.


사주기로 한 결정적 이유는 이렇다.


*나중까지를 생각하지 말자. 지금 현재 아이가 좋아하고 해금의 매력에 빠져있는 이 때가 적기다. 나중에 안 쓰게 되더라도 그때의 현재를 누렸던 경험은 존재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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