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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세대를 통해 배운 매력적인 소통방법?

와. 아이들의 소통방식이 이리도 매력적이라니...

by 프레즌트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천사 뽑기를 했다. 마니또나 수호천사게임으로 1:1 비밀친구를 뽑아 도와주고

잘해주며 친해지는 게임이다.

티 나지 않게 주의해야 하고

한 두 주 후에 비밀을 밝힌다.


아이들이 원해서 하게 된 게임.

본인 이름이 나온 친구가 있어서 한 두 번 다시 뽑았다.

3번째 뽑은 후, 한 친구가 난감하고 어두운 표정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좋아했다.


이 게임의 목적이 덜 친한 친구와도 알아가기였기에...

안 친하고 어색하다는 이유로 또다시 뽑을 수는 없었다.



한 번만 다시 뽑자고 조르는 아이에게 나머지 친구들이

뭐라고 했고 민망해진 아이는 눈물이 났다.

옆에서 달래줬고 마음은 이해되었지만 그렇다고

규칙을 어길 순 없었다. (자기 이름 나온 경우 말고는

그냥 진행하기가 규칙)


그렇게 한 주가 지났다. 속상해서 눈물을 흘렸던 아이(★★)가 친구들과 모인 소그룹에서

이야기를 꺼낸다.


"얘들아. 나 할 말이 있어. 지난주에 천사 뽑기 후에 나 속상하고 화났었어. 너희들도 한 번 다시 뽑은 적 있었잖아. 나는 처음 그러자고 한 건데 나한테 너희 셋이서 동시에

뭐라고 해서 당황스러웠고 솔직히 말하면 기분이 상해서 화가 났었어."


당당히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솔직함. 그냥 삐지지 않고

표현하는 아이. 나머지 친구들도 ★★ 친구의 마음을 공감하기 시작한다.


"그땐 내가 좀 그렇긴 했다. 미안해. 화 풀어."


다가가서 두 친구는 손을 내밀었고 한 친구는 안아준다.


속상했던 아이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한 친구(●●)도

자기감정을 표현한다. (★★의 비밀천사였던 ●●였다.)


"★★야. 나도 할 말이 있어. 나는 ★★의 비밀천사가

나인걸 알고 있었어. 너가 다시 뽑자고 해서 내 마음도

좋지 않았어."


그때 ★★도 ●●에게 말을 한다.


"너 입장을 생각하지 못해 미안해. 너가 싫었던 게 절대 아니야. 우리가 일주일에 한 번 보고 아직 친해질 기회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어. 미안해. ●●야.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보자."


●●에게 다가가 안아주는 ★★


난 옆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지켜봤다.

내가 개입하거나 조율할 필요 없이 건강하게 소통하는

아이들. 이 얼마나 기특하고 건강한지... 놀랐다.


어린 세대 아이들이 말하거나 행동할 때

때론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았고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여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그럼에도 어린 세대들을 기대하고 희망적으로

보는 이유는 이 아이들이 가진 소통방식,

솔직함과 적절한 선(바운더리) 설정이다.*


아이들은 이번 일을 통해 자신만 억울하다 생각하며

자신의 입장만 고려했던 사고에서..

나로 인해 상처받은 다른 친구를 보게 되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고 나만 정당했던 게 아니라는

것도... 나의 요구가 다른 누군가에게 속상함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스스로 알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흐뭇했다.

'양보하고 배려하라.'는 좋은 말들보다는...

상황과 경험을 통해.. 왜 그래야 하는지를

경험하며 알아가는 세대.


공정함이 중요한 가치인 이들을 통해 기성세대인

도 느끼는 바가 많다.


사실 솔직함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배려도 정도가 심하면 무례함이 될

수 있듯이..


세대갈등이 커져가는 요즘.

서로의 좋은 점들을 배워가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


#세대갈등 #세대차이 #z세대 #MZ #기성세대 #소통방식 #솔직함 #자기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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