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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Jan 10. 2024

의도적으로 자주 쓰는 말들...

느긋함이 좋다.

느긋한 성격에 한량이던 어린 시절.

어리어리한 면도 많았다.

지금은 많이 빨라지고 익숙해지긴 했다.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 느린 건 여전하지만...


그래서인지 느리거나 머뭇거리는 사람, 늦된 아이들, 실수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감이 잘 된다.

약간 찡하면서 도와주고도 싶고...

  

이해도 되고 나도 그런 면이 있다 보니..

그런 순간에 상대방이 재촉하거나 답답해하면

당황스럽고 민망하다는 걸 안다.


아이가 단과 학원을 등록하여 첫 등원날. 미리 입금한 교재를 받지 못했다. 아무리 확인해도 입금자 명단에 아이이름이 없다고 했다. 아이는 결국 교재 없이 그냥 왔다.


알고 보니 담당조교가 실수하여 명단을 올리지 못했던 것. 단과학원은 아이들도 많고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다. 입금 날짜를 확인차 보냈다. 죄송하다고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답장이 왔다. 그저 실수인 건데 많이 미안해하는 답장을 보니 이런 일로도

컴플레인이 많이 오는 걸까 싶었다.


실수할 수도 있으니 다음 주에 챙겨주셔요.^^

답장을 보냈다.


오늘 김밥을 포장해 왔다. 전화로 주문을 하니 좀 걸린다고 하여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다.

15분쯤 후에 찾으러 오라고 했다.

15분이면 거의 바로 해주는 거 아닐까 싶었다.

 내 기준엔 적어도 30분 이상이 좀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천천히 걸어서 갔더니

배민 등 라이더도 계셨고

나처럼 포장을 기다리는 분도 있었다.


들어가니 나를 보고 전화주문하신 분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까 굉장히 미안해하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괜찮아요.' 말하고

어묵국물을 떠서 창가에 앉아

느긋하게 기다리자 생각했다.

오히려 국물 먹을 여유도 좋았다.

맛있는 걸 기다릴 때의 즐거움도 있다.


5분쯤... 10분도 지나지 않은 거 같은데 포장이 나왔다.

직원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인사를 한다.

내 기준엔 생각보다 빨리 나온 것 같았고

한국만큼 신속한 곳이 있을까 싶은데...


가게 점원: 오래 기다리셨죠?


: 아뇨. 괜찮아요. 별로 기다리지도 않은 거 같은데요.


이 말을 하니까 주인분이 나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어주셨다.


종종 하는 말. 의도적으로 하려는 말들이 있다.

괜찮아요.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저 시간 여유 있어요.

별로 안 기다렸어요.

저 안 급해요.

등등...


이 말들은 내가 성장하면서 들었던 마음 편해지는 말들이었다. 되돌려주고 싶은 말들...


괜찮아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닌 거 알아요.

그럴 수도 있죠.

기다려줄 테니 하고 싶은 말 다 해도 돼요.

기다려줄게.

천천히 해도 괜찮아.


#괜찮아 #실수 #이해 #기다림 #성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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