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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Feb 12. 2024

아이들에게 물려줄 정신과 태도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기

아이들이 약자에 대한 배려와

자연스러운 관심을 갖기를 바랐다.

말로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자발적인 마음을 갖도록 이끌고 싶었다.


약자에 대해 동정이나 의무감으로 느낀다면

그 또한 자신이 우위에 서서 베푸는 모습이

될 수 있다.

그게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 동등한 관계,

친구가 될 수 있는 상호 존중을 경험하길

바랐다.


편견이 굳어지기 전,

어린 시절에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나

어른들을 접하는 기회가 필요했다.

교회가 장애우를 섬기는 곳이었고

통합예배로 진행이 되었다.

일부러 그곳을 택한 건 아니었지만

자연스러운 환경이 조성되어 반가웠다.


그 당시 나는 장애아 치료에 관심이 많아서

편입을 하여 공부를 했었고

장애아동 보조교사로 봉사를 했다.

둘째와 막내와 같이 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나는 그곳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장애가 있는 친구와

지내는 모습에 익숙해져 갔다.

가끔 치료 중에 보람되고 감동되었던

사건들도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다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엄마의 아이와

우리 둘째가 같은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다.

유치원은 사는 곳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었고 폭염으로 들썩이던 한여름이었다.

어린아이와 그분이 버스로 이동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하시는 것이 마음에 쓰였다.


내 차로 5개월 정도 픽업을 하여

함께 등원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친하게 지냈다.

조현병도 약을 잘 복용하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교제하는데 어려움도 없었다.


자신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은 거부하려는 성향이 생기게 된다.

그런 선이 생기기 전에 편견들을 깨는

관계형성이 중요하다.


생각해 보면 나도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기에

편견이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가끔씩

몸이 불편하신 친구분들을 모시고 오셨고

같이 밥을 먹었고 교제를 했었다.

그저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시골에서 우리 할머니 집 근처에 사시던

동네 주머니와 아저씨

한분은 정신지체가 있으셨고

한분은 다리가 불편하셨었다.

둘이 부부셨고 자녀가 한 명 있었는데

우리랑 친해서 언니 언니 하며 잘 따랐었다.


어린 시절 정확한 병명은 몰랐지만

무언가 다르다는 건 알았다.

그 집으로 세배를 하러 가거나

율무차를 마시러 간 기억들이 있다.

머리가 굵어지며 그분들을 안 좋아하는

시기도 잠깐 있었지만 감사한 마음과

그리운 마음이 커졌었다.

어린 마음에도 그분들을 만만하게

여기던 철없던 감정들이 있었던

거였다. 그 생각을 하면 참 미안하다.


순수하시고 거짓말도..

에둘러 표현하는 것도 하지 못하셨던 분.

솔직하셨고 웃음이 가득하셨다.

항상 웃으며 우리를 반기시고

가식 없는 애정과 반가움으로

좋아해 주셨다.

그곳에 가면 나도 참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항상 시골을 떠올리면 아주머니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따스해지고 행복했다.


아주머니는 다른 건 깜빡깜빡하시면서도

우리 어릴 적 이야기는 하나하나

잘 기억하셨고 내 이름과 동생 이름도

늘 알고 계셨다.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러주시던

아주머니가 많이 그립다.

아저씨가 돌아가실 때 우리 아빠가

그렇게 목놓아 우셨다.


어느 누구든 다르지 않게 대하는 존중의 태도!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부모님 덕에 그것을 배울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20대 때는 유복한 환경의 친구들이

은근히 부러웠었다.

30대가 되어 자식을 키우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40대인 지금은 두 분께 감사함이 크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가치들을

유산으로 물려주셨다.

부모님은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두 분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행동으로

우리를 배우게 하셨다.


그렇게 부모님께 받은 유산을

우리 집 사랑하는 삼 남매에게도

꼭꼭 물려주고 싶다.

증여세도 상속세도 없으니깐.

사라지지 않는 보물을 남기고 싶다.


#유산 #정신적가치 #부모님 #감사 #배움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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