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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소리를 하게 될 줄이야...

나름 유하고 부드럽다에 부심이 있었는데...

by 프레즌트

다른 아이에게 화를 낸 기억이 없다.

화가 잘 나는 성격도 아닌 편이고

화가 나도 쉽게 자제력을 잃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날은 나도 모르게 ㅜㅜ


최근에 많이 산만한 친구 두 명을 만났고

총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아이들은 모두 귀엽고 착했지만 두 친구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드러눕고 장난치기 시작했다.

가서 타이르고 데려오다 보니 나머지 친구들도 흐름이 끊어지고 산만한 분위기가 되었다.


뛰고 기어오르고 다른 방에 들어가

숨바꼭질을 하고 두 명을 따라

잘 앉아 있던 두 아이도 영향을 받았고

어느새 네 아이를 진정시키느라 혼이 빠졌다.


다른 조에 방해가 되니 미안해지고… 위험하게 숨고 누군가 만든 물품을 망가뜨리고 사방에 물품을 던지고 젤리는 천장에 던져 붙이고 그걸 뗀다고 가방을 던져 가방이 벽 뒤로 넘어가갔다. 그 가방을 뺀다고 의자를 쌓고 올라가 벽을 탄다. 아찔..


그 순간 아이 이름을 부르다가 야~~~~ 야야~~~ 안돼.

큰 소리가 나왔다. 나도 놀라고 소리도 컸다. 휴~ 진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타일렀다.

아이들도 자신이 심하다 생각했는지 차츰 진정을 했다.

후에는 두 아이 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또 그 모습 보니 내 마음도 괜찮아졌다.

둘 중 한 아이가 편지 쓰기 시간에 쪽지를 준다. ㅎㅎㅎ 집에 와서 읽어보니 뭉클 감동이다.


사실 그 이후 우리 조에 속한 친구의 오리털 점퍼도 터져 깃털이 나오는 일이 있었다. 옷이 약간 터져있었고 아이들이 실수로 밟아서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다.

그런데 조 애들 두 명이 그걸 모아

청소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나에게 손을 모아 보여주는데 뿌듯해하고

나의 칭찬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

역시 아이들이다.


이래서 난 애들을 미워할 수가 없나 보다.

청소용품이 없는데 그 넓은 방에 다 퍼진 털들을

손으로 다 모을 생각을 하다니...


조 아이들이 써준 편지들이 감동이다.

그리고 결국 해피엔딩을 훈훈하고

감사하게 마무리 되었다.


다음에도 난 봉사를 할 것 같다.


말 잘 듣던 친구는 내 얼굴을 그려줬다. 눈이 쾡한걸 보니 웃음이 난다. ㅎㅎㅎ


#아이들 #산만 #화 #큰소리 #조모임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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