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Apr 03. 2024

엄마. 이제 꽃길만 걸으셔야 해요.

부모님 노후 걱정이 사라졌다.

장녀라는 개념도 옛날 말이라지만

나는 그렇게 헌신적이거나 애틋한 딸은 아니다.

아니. 아닌 줄 알았다.

그동안 희생적인 딸은 아니었고

선이 분명한 딸이라 자부했고

가끔은 냉정한 딸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마음은 아니었다. 부모님 연세가

들어가시면서 왠지 모를 부모님의 노후가

걱정되고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기도제목이 부모님 노후와 건강

이었다. 10년 넘는 동안 마음에 부담감이

돌덩이처럼 들어있었다. 나도 의식하지

못한 채로...


생활비도 부족하시고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좁은 환경에서 사시는 부모님을

뵈면 밥도 편히 들어가지 않았다.


마음속에 슬픔과 안타까움이 나를

눌렀다. 난 특히 엄마의 고생을 다

기억하고 있었고 엄마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눈물 나게 가여웠다.


이렇게 마음속 부담이 커져가던

때에 서울시 안심주택 당첨 소식을

듣게 되었고 연이어 소득으로 인한

복지혜택의 기회도 알게 되었다.

엄마에게 일어난 일들이다.


이 모든 일이 일주일 동안 일어나면서

신기했다. 동생과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다닌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동사무소에 들렀다가 우연히 알게

된 일들, 친척이 말해준 정보였다.


게다가 해당이 안 되던 사안도 법이

바뀌고 세분화되면서 해당이 되었다.

이렇게 내 머리로 해결할 수 없던

무기력이 한 번에 모두 예상치 못한

좋은 방법으로 해결되었다.


오랜 기간 기도했던 내용의

기도응답이기도 했다.

엄마의 얼굴이 환해지셨다.

일하시느라 허리도 망가지시고

일흔이 되시도록 고생만 하셨는데

우리 엄마는 지금 가장 행복하신 것 같

다.


동생과 엄마 우리 셋이서 공원에 갔다.

도란도란 지난 이야기 하며 웃었다.

엄마께 가장 감사한 건

낳아주신 것, 고이 길러주신 것,

사랑해 주신 것,  신앙의 유산 물려주신 것.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살아계신 것이다.


우리 엄마는 내게 최고의 엄마이고

자랑스러운 분이십니다.

엄마의 인생은 망한 인생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빛이고 소망되신

삶이십니다. 사랑합니다.

지금도 너무 아름다우신 나의 고운 엄마.


#엄마 #꽃길 #감사 #고생 #노후 #집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643




매거진의 이전글 체력이 떨어지면 벌어지는 일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