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성향이어서 오래 집 바깥에 있으면 쉽게 지치고 피곤을 느낍니다. 그런 성향이라면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강사라는 직업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쉬우실 겁니다. 인간관계에서의 번아웃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는 관계에 지쳐서 나 자신에게는 소홀해지기도 하였고요.
코로나 시기를 지나 중년에 접어들면서, 현재는 다양한 연령층을 만나고 있습니다. 데이케어센터의 70대 전후의 노인분들을 뵙고 있고 학교 출강 강사로서 초, 중, 고 학생들을 만나고 학생들의 선생님들을 만나서 연수를 하기도 합니다.
교회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매주 만나고 있고요. 세 자녀의 학부모들과의 소통도 한 번씩 있고요. 다양한 연령층이 있는 소그룹에서 리더를 맡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타고난 성향을 무시할 수 없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거나 일주일에 3회 이상 약속이 잡히면 일명 기가 빨리는 사람이고, 집에서 하루 이틀은 충분히 혼자 쉬어줘야 회복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너무 끈끈하지는 않은 관계, 즉 적절한 거리 두기가 가능한 일(직업)로서 사람들을 만나면 기운이 생기고 활력, 생기가 돕니다. 이제는 균형과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워갑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고 꼭 필요한 내향인이지만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탓에 심리학과를 전공하고 상담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다대 1보다는 소수 인원이나 1:1을 선호했습니다. 상담을 하고 나면 보람도 되었지만 에너지가 소진되어 지치는 일들도 많았어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전업맘이 되었지만, 중간에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고 실습을 가기도 하고 장애아동 1:1 치료사와 놀이치료사 과정도 밟으며 잠깐씩 일을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늘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직업과 진로에 관심이 많았고 어딘지 어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에너지 소진을 막으면서도 관계를 잘 맺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현재는 저를 지키면서 건강한 관계 맺기를 통해 보람과 의미를 느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바로 적절한 선, 거리 두기의 실천입니다.
더 오래 건강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저를 보호하고 지나치게 에너지를 쓰지 않는 법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진짜 사람들 자체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어느덧 사람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젊은 분들과 함께 섬기는 교사활동을 하다 보니, 20~30대 층과 소통할 기회들이 많이 생깁니다. 독서모임에서는 50대, 60대 분들과 독서 나눔과 토론을 하면서 성장해가고 있어요. 이런 모임들이 적게는 한 달에 1번, 봉사는 일주일에 1번입니다.
내향인이지만 생각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소소하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도 포기할 수 없어서 적어도 주 2회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저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다만 깊은 관계는 극히 소수이고 넓고 얕지만 끈은 존재하는 관계들을 통해 에너지를 아끼고 쉼을 누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저답게 인간관계를 맺는 법을 이제야 하나하나 알아갑니다.
#중년 #인간관계 #내향인 #거리두기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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