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5일)
‘이제 일어나세요! 운동 갑시다~’
평소와 달리, 아침에 아내가 나를 깨운다.
웬일이지? 아침마다 늘 내가 먼저 일어나 산책 가자고 아내를 깨웠는데, 오늘은 반대다.
아침잠이 많은 아내가 이불을 당기면 아침 산책을 안 간다는 신호이기에, 그럴 땐 나는 종종걸음으로 혼자 산책을 나가곤 했다.
그런 우리 부부가 해운대 동백섬 야외 ‘체력단련장’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 열흘 정도 지났다.
오랫동안 우리는, 동백섬 산책로 아래 곰솔 숲길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무료 운동시설들은 거의 이용해 본 적이 없었고, 그 방향으로 갈 일도 거의 없었다.
아침 산책길에 가끔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그곳은 연세 지긋한 70~80대 어르신들이 가볍게 운동하시는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나치곤 했었다.
원래, 우리 부부의 아침 산책 코스는, 한결같이 파크 하얏트 호텔 앞 바닷가에서 시작되는 영화의 거리를 지나, 동백섬을 한 바퀴 돈 뒤, 해운대 백사장 끝 미포 선착장을 돌아오는 코스였다.
어느 날 아침, 아내의 제의로 동백섬 산책길 아래 위치한 ‘체력단련장’으로 가보았다.
연골 파열로 작년 12월 무릎 수술을 한 뒤 일 년가량 지났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아직도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운 아내가 문득 가벼운 근육 운동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베트남 다이픅섬 안에 위치한 우리 동네에도 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헬스장이 몇 개 있지만 그곳에서 헬스기구들을 이용하는 횟수는 일 년에 손꼽을 정도였는데, 정작 한국에 와서 야외 운동시설을 이용, 운동을 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근력운동의 필요성은 가끔 느끼지만, 한국의 헬스장을 이용하기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육중한 전문적인 운동기구들부터 같은 공간을 공유할 젊은 근육질의 이용자들까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헬스장에 비하면, 비록 소규모의 숲 속 ‘체력단련장’이지만, 이곳에도 나름 다양한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시니어들을 위한 가벼운 운동기구들은 이해하기 쉽게 나름의 이름표와 설명서가 붙어 있다.
‘역기 내리기’, ‘역기 올리기’, ‘옆파도타기’, ‘자유평행봉’, ‘어깨근육 풀기’, ‘허리 돌리기’, ‘하늘 걷기’, ‘양팔 줄 당기기’, ‘마라톤운동’, ‘등. 허리지압’, ‘온몸노젓기’, ‘종아리근육 풀기’, ‘거꾸로 매달리기’, ‘온몸근육 풀기’, ‘윗몸일으키기’, ‘다리 뻗치기’, ‘입식자전거운동’, ‘역기’, ‘평행봉’ 등 그야말로 다양하기 그지없다.
주로 시니어들이 가볍게 이용하는 운동기구들인 만큼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오랫동안 운동을 많이 해온 일부 시니어들은 바벨이나 덤벨을 이용, 근력운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내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런 종류의 기구들과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드는 표정이다.
이날 이후 아내와 나는 이곳에서 운동하는 재미를 붙였다. 개근생처럼 매일 아침 이곳을 찾는다.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다.
이제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취미가 하나 생긴 셈이다.
내 뱃살과 허리살도 조금은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무릎 수술을 한 아내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서서히 회복하는 것 같아 내 마음도 가볍다.
다양한 기구들을 이용, 운동을 하다 보면 아침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나면, 우리는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입구 벤치에 나란히 앉아 저 멀리 광안대교가 보이는 푸른 바다를 감상하곤 한다. 잠시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선물에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더군다나 건강한 신체로 맞는 하루이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든다.